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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해수욕장

bakingbook 2010. 7. 23. 22:22

일시: 2010.7.18~22

장소: 화진포해수욕장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교통: 43국도 광주 천진암방면- 양평-홍천-인제-미시령터널-속초 중앙시장-고성-거진항-화진포(3시간 30분)

재작년 이맘 때 가서 다시마와 청강을 많이 따왔던 화진포 해수욕장

작년에는 여러가지로 황망해 가지 못해 ,두고 두고 아쉬웠다.

다시마도 다 먹어가고 청강은 김장할 때 넣어서 다 써버렸다. 올해는 꼭 가시겠다는 어마마마의 명을 받들어 복지단에 전화하니, 이제는 이너넷 예약제로 바뀌었다는 군인의 목소리. 어지간히도 문의가 많은지 다소 귀찮은듯하다. 유공자 증명서를 팩스로 붙이는 다소 귀찮은 절차를 거치니, 쫙 열리는 예약 사이트가 장관이다. 그동안 전화로만 예약해서 몰랐는데 골라잡기가 쉬워져서 예전보다 더 예약이 편리하다.

다만 내가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그 전날 까지 정형외과를 가서 기브스를 하네 마네 설왕설래했다.

하지만 바닷물에도 못들어갈 수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기브스를 하면 재활에 애로가 많다.

결국 운전은 엄마가 다하고 요리와 궂은 일은 언니와 오빠가 다 해가며 가족 휴가를 갔다.

넘 올간만에 국도로 속초를 가는 거라, 도중에 광주에서 천진암까지 가는 알바를 했다.

천진암 계곡을 보니 이십여 년전 어머니 친구분이 천진암에 별장을 갖고 있어 구경갔던 게 생각이 났다. 천진암 계곡이 다시 보니 정말 장관이다. 다리 나음 운전하고 여기로 와서 놀다 가고 싶다. 울 집에서 30분거리니까.

양평 구도로를 거쳐갔고 올때는 팔당쪽으로 왔다. 미시령터널 비용은 삼청원 그 길이에 비함 춘천도로도 훨 싸다고 우리는 입을 모았다. 터널을 지나니 설악산 울산바위의 위용이 눈앞에 펼쳐진다. 영동지역은 덥고 맑았다. 강릉은 35도가 넘는 폭염이었다고 한다.

속초에 들려 아바이 마을 쪽  88생선구이 집을 들렀다. 텔레비젼에 소개된 후 줄이 인산인해라 포기하고 옆집에서 생선구이 모듬을 먹고 가족들이 속초시장으로 장을 보러 간 동안 난 아바이 마을을 구경하기도 했다. 속초에서 가장 북쪽인 고성에 있는 화진포는 1시간 거리, 대포항에 들러 회를 먹지 못하자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거진항에 들렀다. 대포항처럼 크진 않지만 횟거리를 파는 작은 시장이 형성되어있다. 여기는 예전에는 유명한 명태 항구였다. 이십여년전 겨울 한창 명태를 배들이 부려 궤짝에 실는 것 한궤짝을 사서 먹은 생태찌개는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이제는 수온이 상승해 명태보다는 대구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대구가 싸서 대구탕을 해먹었는데 난 이 맹숭맹숭한 맛이 무엇인지 몰겠다.

 

콘도에서의 삼만원어치 회와 선물받는 모스까토다스띠와 겯들인 저녁은 넘넘 맛있었다. 몇십만원어치 서울에서 먹는 자연산 회와 여기서의 회는 비교할 수가 없다. 많이 걸어다녀서 발이 많이 부어있었다. 덕분에 일은 전혀 안하고 완존 공주가 되어 버린 나는 발을 높게 하고 자버렸다.

이렇게 화진포에서의 첫날이 저물어 가고 담날 일찍 일어난 나는 일출을 보러 목발을 짚고 어기적어기적 바닷가로 나가 5시 20분 뜬다는 일출을 기다렸는데 정작 일출을 본건 담날이었다. 해수욕첫날은 하늘에 구름이 끼어 조금은 시원한 날씨였다. 바닷물도 차가워 들어가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엄마가

다시마가 없다고 섭섭해하셨다. 하지만 오후로 넘어가며 바람이 불자 조금 깊게 있던 다시마가 밀려들어오기시작했다. 그때부터 정신없이 다시마따기와 조개잡이로 시간가는중 모르더라는...

난 파라솔 아래 앉아 사진찍기 놀이에 열중하고 목발 짚고 바닷물에도 들어갔다.

여기는 모래가 넘 고와서 발이 푹푹빠진다. 아름답고 호젓하고 깨끗한 화진포 올 때마다 반한다.

속초시장에서 사온 생선거리가 푸짐해 냉장고가 가득차있다. 알고본즉 생선가게에서

먹은 모듬 생선구이가 넘 감질나서 엄마가 생선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은 결과였다. 울 엄마 성격은 알아주어야한다. 울엄마 연세에 운전을 한다고 하면 모두들 놀란다. 그런데 고성까지 울엄마가 갈 때 올 때 다 운전했다!! 다른 때면 울 집 운전기사는 나인뎅 ^^

요리 설거지 까정 가족들이 분담해서 난 완전 룰루랄라 해변에서 책이나 보고 사진이나 찍고 룸펜처럼 놀았다.

그래도 조망이 끝내주는 화진포성을 안갈수는 없다. 일출을 보고 나서 어기적 계단을 올라 일명 김일성 별장이라고도 하는 화진포성을 올라갔다. 올라가는 내내 금강산 소나무나는 여기만의 길죽한 소나무들이 내품는 피톤치트를 느끼며 성아래 바닷가에서 해녀들이 물질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독일선교사가 지었다는 독일의 성 같은 화진포 성..나중에 김일성에 의해 사형당했다고 하고 그 별장은 김일성 일가의 별장이 되었다. 김정일이 어릴 때 찍은 사진이 남아있기도 하다. 이 성에서 보면 화진포 바다와 광개토대왕의 능이라고 하는 섬, 항구 인접해 있는 이기붕 별장과 화진포 호수. 설악산 진부령 줄기까지 조망된다.

에메랄드 빛의 바다는 햇빛이 쨍한 날에는 투명하기 짝이 없고 이승만 별장등 유명인들의 별장이 집중되어있는 이곳은 동해에서도 가장 북쪽으로 잘아는 사람이 아니면 모를 정도로 길 찾기도 쉽지 않아 피서객이 적다. 게다가 바다와 인접해 있는 곳은 군숙소뿐, 민간인에게 개방된 지 얼마 안된 해수욕장이기도 하다. 더 위로 올라가면 금강산 콘도와 통일전망대가 있다.

속초에서의 번잡함에 질려서 이곳에 와있으니 고즈넉하다. 매끼 싱싱한 생선구이를 질리도록 먹고 노래방까지 가서 신나게 놀았다. 화진포 콘도를 저렴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여기에서 근무하는 군인들 덕분이다. 이제 이십대를 갓넘긴 어린 군인들이 이곳의 궂은 일을 다 하고 있다. 전현직 군인이나 유공자들인 콘도 이용객의 물놀이 용품 대여에서 해수욕장 관리 오물처리. 투숙객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 처리, 노래방 운영까지....군에서는 젤 편한 자리라지만 몇년을 이 쓸쓸한 해변에서 일하려면 힘들겠다 싶다.

재작년부터는 콘도 투숙객들에게 바닷가에서 오물처리비용 삼천원을 받는단다. 그런데 시행한지 얼마 안되 모르는 사람이 많은지라 어떤 경우는 싸우는 경우까지 생긴다. 바닷가에서 돈을 받으러 다니는 젊은 군인은 낮에는 카운터에서 일하고 밤에는 노래방에서도 일하던데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레기 처리를 투숙객들이 잘 안하고 가는경우가 많아 여기서 일하는 군인들이 참 힘들다고 한다. 그들은 직업군인도 아닌 순수하게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군의무를 하는 우리의 아들 딸들이다.(이번에 보니 여군들도 있었다.)

투숙객들이 돈을 많이 쓰고 가는 스타일이 아니라 콘도 운영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마트도 면세라 엄청 싸고 노래방은 만원인데... 다만 식당은 민간인에게 대여한 것 같다. 제주도는 식당도 주방장이 군인이었다. 엄청 맛있던 갈비조림 정식을 선보인던 주방장 생각이 나넹.

현실에서는 직업군인들이나 혹은 군의무를 하는 젊은이들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을 지 모르나,

이런 군숙소를 오면 생각이 많이 바뀐다. 이곳을 이용하는 군인 군속이나 유공자들은 다 점잖다.

그들의 몇십년간의 나라를 위한 희생에 대한 조그만 배려인 군인 휴양지, 애초 군 특성상 좋은 곳에 위치를 잡았을지는 모르지만, 콘도는 계단이 깨져있고 5층짜리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을 정도로 노후하다. 그곳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무보수로 군의무를 하는 젊은이들이 있기때문이다. 직업군인들과 그들이 살아온 날 앞으로 길은 다를지 몰라도 지금은 같은 장소에 있다. 나처럼 군인들이 낯선 민간인도 그들의 봉사와 희생에 다시금 머리가 수그려진다.

모듬 생선구이 내가 좋아하는 이면수, 도루묵, 송어, 꽁치, 고등어, 양미리 

 

 

 거진항

 

 

 

 

 

 

 

 


 

 

 

 

 

 

 복날에는 닭죽과 오이지 그리고 수박

 

 

 

담쟁이 덩굴이 인상적인 이기붕 별장은 그의 파란만장한 삶과 최후를 생각하면 참으로 소박한 곳이다.

김일성 별장이나 이승만 별장에 비하면 소박한 위치에 집이라 생각되지만 이곳은 바다와 호수가 만나는 지점으로 냉장고처럼 시원한 정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