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 아일랜드 (Shutter Island, 2009> ) 는 하드 보일드 장르 전문 작가인 데니스 루헤인의 동명 소설 '셔터 아일랜드'(국내 출판가에서는 <살인자들의 섬> 으로 소개) 를 각색해서 마틴스콜세지가 그의 파트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기용하여 만든 스릴러다. 작가는 직접 각색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자기 자식을 직접 해부할 수 없다.' 는게 그 이유였다.
아무도 빠져 나갈 수 없는 고립된 섬, '셔터아일랜드’에서 누군가 사라졌다! 보스턴 셔터아일랜드의 정신병원에서 환자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연방보안관 테디 다니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수사를 위해 동료 척(마크 러팔로)과 함께 셔터아일랜드로 향한다. 셔터아일랜드에 위치한 이 병원은 중범죄를 저지른 정신병자를 격리하는 병동으로 탈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고딕풍의 세트인 정신병원 안에 무언가를 알고도 숨기는 듯한 환자들과 직원들, 그 정점에 있는 정신병원 원장. 축음기에는 말러의 클래식이 흘러나오고 , 2차대전에 참전하여 독일수용소 경험이 있는 테디에게 전쟁의 트라우마를 환기시킨다. 테디는 일부러 이 병원의 음모를 파헤치려 자원한 것.. 그것은 그의 아내가 정신병자인 방화광에 의해 불에 타 죽었고 그 살인자는 이 정신병원에 수감되어있는 것. 아내는 밤마다 꿈에 나타나 복수를 해달라고 한다. 나는 처음에는 말러의 음악과 독일엑센트의 정신과 의사 그리고 나찌와 어떤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상상의 나래를 폈다. 하지만 이야기는 계속 엇나가고 있었는데 앤딩에 이르러 요즘 유행은 이건가...싶기도 하고... 장르적으로 스릴러라고도 볼 수 없다. 험프리 보가트의 느와르를 연상시키는 바바리와 중절모의 두 보안관의 모습. 히치콕의 영화들 <현기증>, <사이코>를 연상시키는 심리적 카메라 움직임은 관객에게 향수를 주기도 하고 긴장감을 느끼게도 한다. 게다가 주인공만을 따라가는 관객의 시점은 <이창>의 엿보기같은 느낌이다. 이 영화에서 제일 존재감이 강한 존재는 마틴 스콜세지이다. 그는 이미 <케이프피어> 를 통해 공포물을 시험한 바 있다. 이 영화에는 장르는 그다지 의미가 없는 것같다. 모든 장르가 혼합되어 있는 장르이고 작년의 아카데미수상작 <디파티드> 처럼 영화는 지옥도 천국도 지상도 이승도 아닌 중간지대에 있는' 무간도'를 그리고 있는 것 같다. 그다음으로 존재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단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다. 그는 가장 과장될 수 있는 역할에서도 과장이 느껴지지 않는 연기자였다. 어쩜 그건 선이 가는 그의 뫼모 탓이었을 수도 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청소년시절 <길버트그레이프>의 정신박약아 역할을 했을 때 말라빠지고 신경질적인 느낌이었던 그가 살집이 오르고 약간 느끼한 아저씨필이 나니, 연기에 파워가 느껴진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그가 느끼는 공포감, 그가 느끼는 의문, 그가 느끼는 의심과 고통은 고스란히 관객에게도 느껴지게끔 그의 역할 안으로 몰입시키는 힘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를 보스라 부르며 따라다니느 부하 보안관 척과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면 <셜록홈즈> 에서의 고전적인 홈즈와 왓슨의 느낌까지 준다. <파라노말액티비티>같은 앤딩처럼 왠지 사기당한 것 같은 앤딩은 별로였다 솔직히, 하지만 언제 마틴 스콜세지가 관객의 구미에 맞게 앤딩을 마련해 주었던가.척과 그는 전쟁에 참여한 군인출신으로 '포기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군인이다. 물러설 수 없다는 그들의 마인드가 처음에는 특별히 와닿지 않았으나, 결국 그것이 이 영화를 끌고 가는 주인공의 성격과결말까지 결정지을 줄이야.. .어쨋든 연관이 있을 거라 느껴졌던 말러의 녹턴과 막스폰 시도우는 그저 바람잡이였을 뿐이었지만 영화의 고딕풍을 유지시켜준다. 아~긍데 무명감독의 <파라노말액티비티>는 사기니 뭐니 비판해놓고, <셔터아일랜드>의 맥빠지는 앤딩을 보고서는 암말 못하는 거 이거 일종의 허영이 아니고 뭔가. 감독이 마틴 스콜세지라서 무언가 의미를 찾아 보려 애쓰다니... 사실 나는 그저 추리물이 보고 싶었을 뿐이고 반전이 있으면 좋은 것일뿐인데, 감독이 전혀 친절하지도 않게 영화의 단서를 깔아놓다니.. 도데체 주인공의 시점으로만 볼 수 있는 카메라 스타일이 관객을 주인공 못지 않게 장님으로 만들어 버렸다...머리아플 정도로 긴장하고 보긴 했는데 마지막에 맥이 풀리는 이 기분은 모지... 하긴 이름들의 단서.....가 하나 있긴하군...휴. 왜 앞에서 잔뜩 기대감만 부풀게 했어. 나빠써.. 이영화가 장르에 충실한 영화가 아니고,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한 영화라는 것을 십분 이해하고, 감독이 관객과 두뇌싸움 할 맘은 아예 없었다는거 느끼고, 마틴과 디카프리오도 예전부터 좋아했는데 말야. 그래도 이 말만은 하지 않을 수 없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어. 사족: 1.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과 비교하는 글을 봤는데..마틴 스콜세지가 그만 못하다는 것은 절대 아닌데.....<샤이닝>을 따라갈 공포물은 아직 존재 하지 않는다고 봐~ 히치콕의 영화와 더 비슷하다. 현기증 강박 폐쇄 공포...자아상실...등등... 2. 기억나는 대사는 그거야. 인간의 고통과 연민은 다 어디서 나오는가... 다 뇌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상당히 정신병자가 많은 요즘 두렵기도 해. 예전에 법공부할 때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법조항 에서 교수가 그랬어.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정신병자가 은근 많다고...나도 경험해 본 결과...정상인보다 더 많은 거 같아...정신 온전한 사람 만나기도 어려운 세상이 된거지... 그리고 마지막 대사... 괴물인 채로 살아갈 것인가...정상인 채로 죽을 것인가...결국 괴물이고 싶지는 않다는 거네. 아내한테 그랬던 것처럼... 가끔 내가 괴물취급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인지 폐부에 와닿는 대사였어. 긍데 어떻게 해야 정상인이 될 수 있지. 정신병자는 괴물 취급 안받아 겉으로 멀쩡하니까. 하지만 남들처럼 똑같이 살지 않으면 괴물이란말이쥐.. 3.<샤이닝>의 부분과 비슷한 것은 주인공을 따라가는 트랙킹쇼트와 가부장 문제인데....이영환 가부장의 불안은 아니야. 오히려 무책임한 자신에 대한 단죄아닌가. 정말 미국적이야.... 4. 아 재밌긴 했는데 ㅜㅜ 역시 앤딩이 중요해. |
逍遙
괴물로 살것인가 인간으로 살것인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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