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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한국등산

삼성산

bakingbook 2010. 1. 13. 11:51


설산으로는 광교산 소백산 외에 처음 가는 삼성산.

늦가을에 1번 소풍산행, 초겨울에 1번 갔었다. 두번 다 입산로와 하산로는 달라도 중간에 삼막사를 들렀었는데 , 작은 절이지만 삼막사는 아기자기하고 볼 때 마다 새롭다. 바위산인 관악산 옆에 있건만 부드러운 흙산으로 오르면 꽤나 넓은 평지도 펼쳐져 있다. 눈이 쌓인 산길은 <러브레타>를 연상케할정도로 운치있다.

"오갱끼 떼스까" ....하이 오갱끼데스네...ㅋ

이번에는 경내에 들리지 못해 고운 단청과 고즈넉한 풍경 소리를 감상 못했지만 예기치않은 수확이 있었다. 항상 먹고팠지만 시간상 일정에 쫒겨 먹지 못한 절에서 주는 국수.

삼막사에서 선두일행을 만나기위해 간 시간이 마침 점심시간이 지난 터이고 배꼽시계도 에저녁에 울린 터라, 사람들이 빠져나간 줄이 없는 틈에 국수 한그릇 말아주는 것을 일행 몇이 서서 후르륵 먹었다. 국수보시를 받았으니, 뭔가 절에 시주를 해야할거 같은데 무료다. 나중에 삼막사에 가서 따로 해야할 거 같다.

멸치국물에 말아주는 소면 위에 새콤하니 신김치를 얹어 주는 잔치국수...맛이 담백하니 좋았다. 빈 그릇을 돌려주러가니 보쌈집에서 보시하러 왔다는 일행이 '맛있냐'고 묻는다. '아주 맛있었어요'하니 한 그릇 더 먹으라고 푸짐하게 인심을 쓴다.... 그랬으면 좋으련만 ^^;; 우리 일행은 아직도 점심 전이라 하산하며 먹어야한단다..낯선 일행 하나에게 국수를 권하며 대화를 시도해보았지만 절대 안먹겠다고한다. 배 쫄쫄 굶으며 버티는 나머지 일행을 보며, 발길이 떨어지지 않지만 삼막사를 뒤로 한다. 점심시간도 넘겼고 계곡으로 하산하며 먹는다는데 얼마나시장할까. 꼭 그곳에서 점심을 먹어야한다는 계곡의 장소에 도착했을 때는 그로부터도 1시간은 족히 걸렸을 거다... 하지만 점심을 먹는 시기와 장소는 애초 산행초기 내게는 의논도 하지 않고 몇몇이 독단적으로 결정해버린 주요사항이었다. 물론삼 성산에서 볼만한 장소는 다 건너 뛰고 빨리빨리 오라는 독촉을 받으며 인지해버린 사항이기도하다. 배 골아 가며 행군을 하는 산행은 내 방식이 아니다. 게다가 겨울에 계곡산행이라니...눈 덮힌 겨울에 계곡에 뭐가 볼게 있다고.. 나는 머리가 아파오고 '투덜이 스머프'로 변신하기 시작한다.

"블라블라블라블라~~~~~~"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사는 그런 것도 아닌데...흩어지면 어땠을까 싶다....

삼성산은 울 집에서 갈 때는 멀어도 가쁜한 산이었건만, 집에 돌아오는 길부터 피로하여 이틀간 어깨에 무언가가 얹혀져 있는 무거운 느낌이었다. 혹시 어깨에 무슨 귀신이라도 얹고 왔나 싶게 ^^;;

<전우치전>을 보면 점쟁이가 점보러 온 여자에게 '왜 어깨에 죽은 고양이는 얹고 다니느냐' 고하는 장면이 있다. 어깨에 매고 다니는 것이 가방뿐이겠는가..유명 인터넷 만화를 원작으로 한 동명영화 <단백질 소녀>에도 가난을 어깨에 맨 여학생이 나오지 않는가... 홀가분해지기 위해 산으로 향하는 건데

오히려 무거운 것을 짊어 지고 왔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아집이었을까. 혹은 불만 ?

생각해보면 어디를 가건 다 산의 일부 일진데. 괜히 속을 끓였다싶다...

언제 어떤 상황이든 맘을 비운다는 것은 어렵다.

전우치도 말하지 않는가.

"맘을 어떻게 비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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