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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를 보았다> 와 <펀치레이디>

bakingbook 2010. 8. 16. 22:23

 

영화: 악마를 보았다.

개봉: 2010.8.12

감독: 김지운

배역: 이병헌(김수현), 최민식(장경철)

스토리

첫째: 국정원 경호요원 수현의 약혼녀 주연은 눈오는 날 홀로 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차가 고장나 산길에 고립된다.

그녀를 도와주겠다고 접근한 경철(최민식)은 연쇄살인마 사이코패스로 돌변 , 임신까지 한 수현의 약혼녀를 무차별 도살한다.

둘째: 약혼녀에게는 강력계 30년 베테랑 경찰로 잔뼈가 굵은 아버지와 여동생이 있다. 수현과 그들은 잔인하게 살해된 약혼녀의 사체를 보고 격심한 분노를 느낀다.

셋째: 수현은 보름간의 휴가를 신청하고 용의 선상에 오른 범인들의 행적을 조사한다. 행적을 조사하는 과정은 점점 과격해지고 점점 진범인 경철에게로 다가간다. 수현이 경철의 집에 도착하는 순간 경철의 노부모와 아들을 만나게 되고 경철이 살인을 저지른 은신처를 알아내게된다.

넷째: 수현은 정보부의 최신식기술과 정보망을 통해 경철을 24시간 추적할 수 있게 되고, 경호를 그자리에서 체포하기보다 약혼녀가 느낀 고통과 똑같은 고통을 겪게 하리라 결심하는데......

이 영화를 보기까지 갈등이 많았다. 즐거운 날 편안하게 보기에는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평가를 들었던 터라, 망서렸던 것인데 평가가 꽤 좋은 '아저씨'의 시간이 넘 늦고 나쁜 자리만 남은 이유로 '악마를 보았다'를 선택하고도 꽤 안절부절했더랬다. 한번도 영화를 선택할 때 망서려보지 않은 입장에서 확실히 편안치 않은 영화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러나 전작인 '놈놈놈'과 그간의 필모그래피를 볼 때 일정 흥행레벨의 감독이라는 생각도 염두에 두었다.

좋은 것 이쁜 것만 보고 싶은 요즘 내 맘에 거슬리긴 해도 결론적으로 보면 이 영화는 '인정사정 없이' 우리가 숨기고 싶어하는 악마성을 보여주긴 했다. 그것은 복수를 위해 악마를 헌팅하다 본인이 악마가 된다는 주제와 달리, 최민식이 연기한 사이코패스의 결코 '후회하지 않는' 악마성을 의미한다.

영화는 장경철같은 사이코패스는 부모에 대한 정도 혈육에 대한 정도 없으며, 사랑이 없이 본능적인 성적욕구만 존재하는 '자신만의 쾌락을 위해 ' 인간을 사물처럼 내팽개치고 찢어 발기고 먹는 그 '무엇'이라고 말한다.

내가 좋아라하는 스티븐 킹의 원작이기도 한 < The thing >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인간의 자비심과 연민 동정이란 곤 없는 프레데터 같은 그 물건 같은 것 말이다.

영화적 표현의 잔인함에 치를 떨기도 하지만, 실제 우리주변에 일어나는 사건보다 덜하면 덜했지 결코 더하지는 않는 이야기...

그래서 우리는 그 장면을 외면하고 싶다.....경호와 살인자들이 애호하는 그 살인의 본능 그리고 쾌락의 장면들을.....

경철에게 벌을 주겠다고 택시를 모는 연쇄 살인범들에게 던지기도 하지만..그 에피소드는 오래전 울 동네에 예쁜 여대생이 성당에서 야학 선생님으로 봉사를 하고 밤중에 택시타고 가다, 성폭행당하고 야산에 묻힌 사건을 환기시킨다.

그런 경우 나머지 가족은 슬프더라도 잘 살아야만 하건만 그 이후 그 큰집에 원인 모를 불이 나 외국유학을 갔던 여동생만 빼고 일가족이 다 죽었다...

넷째: 경철의 반격으로 살해당하는 약혼녀의 아버지와 여동생.....

더 큰 분노를 심어주기 위해 사이코패스 경철은 마구 달린다. 아니 영화는 달린다. 수현의 분노는 격심해지지만. 이상하게도 관객이나 주변의 분노는 차갑게 식는다...... 수현의 잘못은

없다. 없어... 귀신 잡는 해병도 있는데 까짓 지랄발광하다 손발 못쓰게 된 경철 정도야 못잡을 소냐...

아쉬운 점

첫째: 자극의 강도가 점점 세지다보니 나중에는 점점 무덤덤해지는 증상이 생기더라는...것

둘째: 스토리가 약점이 아주 많다는 거...이런 스릴러는 아귀가 딱딱 들어맞아야한다. 즉 플롯에 인과성이 있어야한다.

왜? 라는 의문에 답을 하지 못할 때 이야기의 스릴은 페이드아웃 되기 마련이다.

주연의 아버지는 베테랑 형사인데 그렇게 허무하게 당하는 것일까. 그리고 위험이 항존함을 아는 여동생이 그렇게 위험에 쉽게 노출되는 것등 경계를 허술하게 하는 게 영 거슬린다. 귀신장르도 아니고...범인의 의도를 알고도 그리 늦게 도착하는 수현이나 경찰도 이해하기 어렵고....그래서 경호가 중간에 대사가 있다." 너 경찰이야?.. 대한민국 경찰이 날 이렇게 빨리 찾을 줄은 몰랐네"

세째: 소품 문제, 도청과 네비가 가능한 그 장치는 어찌 그 택시 운전기사의 배속에서 그리 빨리 수거한 것일까나.

네째: 여성들만을 먹잇감으로 삼는 사이코패스라 여자들이 많이 불편해할 것이다. 사회에서 가장 약한 존재들 여자, 아이들, 여자아이를 공격의 대상으로 한정하여 자신의 쾌락을 채우는 것은 확실히 건강하지 않은 정신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가 강하다면 강한' 그'와 대적해야 희열을 느낄 터이니....여성들이 희생자 순종적인 역할로 나오는 이런 스토리 근절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넘..

올드하자너.

네째: 경철의 부모와 아들을 불러 단죄하려했던 것은 과연 성공했는가...아마 영화는 이 장면이 가장 수현이 가장' 악마적'으로 변한 증거라고 말하는 것일게다. 그리고 빅클로즈업되는 수현의 오열하는 표정.....

다섯째: 인간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물건과는 싸움도 할 수 없고 관용도 소용없다. '소중한'것이 없어 잃을게 없는 '무엇'과의 싸움은 패퇴와 공허일뿐.......긍데

그렇다고 인간이 아닌 것들을 버젓이 걸어다니게 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악마와 싸운다고 인간이 '악마'가 될까나?

니체의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이라는 책이 생각난다. 니체는 우리가 '인간적'이라고 하는 용어의 의미를 '나약한'으로 정의한다. 인간은 악마성과 천사가 공존하는 존재인 것이라면 내부의 악마와 싸워 이긴 자가 있을 것이고 진 자가 있을 것이다. 지금도 그 싸움은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싸우고 있는가...자신 속의 악마와??

싸우지도 않고 싸워보지도 않고 싸워도 소용없다는 패배의식...그게 바로 '악마'다.

표현상 자극이 강하기만 해서 '여운'이 부족했다.

그것이 아쉽다.

흥행을 너무 의식했다.

p.s : 1. 김지운 감독은 배우보다 잘 생긴 감독으로 누나가 연극배우 김지숙이다.

그는 일치감치 독신 선언하고 감독으로 성공했다. 현명한 선택이었지.

그런데 이 감독 보면 < 봄날은 간다 > 의 백종학 역할이 생각난다. 그 스토리가 실제 스토리라는 믿거나 말거나 때문에....

이병헌은 여자문제는 '인정사정'없지만, 연기는 잘한다고 인정 하지만 영화내내 배우의 사적생활이 연상되니, 감정이입이 힘들더라.

최민식은 < 올드보이 > 이후 '인정사정없는' 역할로 고정되는 것이 걱정스러운 듯한 인텨뷰를 했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정말 걱정될 듯. 사이코패스 자체인듯 연기했다. 전율스러운 연기.

2. 케이블에서 우연히 본 < 펀치 레이디 > 가 생각난다. 여기서 도지원은 이종격투기 챔피언인 남편한테 두들겨맞으며 사는 아내였는데, 첫사랑이 링에서 남편한테 죽는 걸 보고 격투기 선수로 변신 남편과 타이틀 전을 한다. 파이널의 회심의 '돌려차기'가 정말이쥐...쩝 ^^

 

어쨋든 여자들은 애나 어른이나 해가 지면 바깥에 나오지 말것이며 혼자 운전하며 한적한 곳을 가지 말 것이며, 자기 집을 들어갈 때도 침입자가 있지 않을까 관찰해야하며, 빠르게 달리기를 익힐 것이며, 검도와 태권도 무엇보다 '격투기'를 배워서 필살기를 가져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