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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tain-천년을 흐르는 사랑(대런 아로노프스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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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tain-천년을 흐르는 사랑(대런 아로노프스키)

bakingbook 2009. 10. 24. 18:40

어렵다 어려워....

대런 아로노프스키는 현대감독이건만 타르콥스키와 피터 그리너웨이를 섞어 놓은거 같은 영화를 만들고 있군요.

내가 영화 속 세 에피소드 연결의 논리성을 못찾은 이유는 집중력이 약한 감상 패턴인 컴터로 디비디 보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내가 좋아라하는 휴 잭맨이 나오는 탓에 본 영화이며 예전에 부천영화제에서 본 <레퀴엠>의 감독이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본 영화 , 사전 지식이 없이 본 영화라 앤딩 장면을 이해하기 어려워 네이버와 다음을 뒤적여 본 결과 그 뜻을 겨우 이해했습니다.

이 영화를 타르콥스키의 <노스탈쟈>나 큐브릭의<2001 오디세이>와 같은 명작의 반열에 넣을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네요.

보고 난 결과 삶과 죽음 번뇌와 해탈, 불교와 기독교라는 사상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한국 제목 그대로 천년을 이어간 사랑이 주제라고 느껴집니다. 오히려마약에 관한 이야기였던 <레퀴엠>의 대런 감독안에 숨겨진 뜻밖의 순수함에 매력이 느껴지기 조차 합니다.

오버해서 말하면 아트로 승화시킨 달콤한 로맨스 물^^ 이라 부르고 싶어지네요.

영화가 가진 난해한 스타일의 외피를 벗겨내면 달달한 사랑이야기거든요.

****

<Fountain>

- 감독 : 대런 아로노프스키 Darren Aronofsky

  - 원작 :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동명의 소설
  - 출연 : 휴 잭맨 Hugh Jackman (토미/톰 크레오/토마스) ,

       레이첼 와이즈 Rachel Weisz (이지 크레오/이사벨 여왕)

  - 음악 : 클린트 멘셀 Clint Mansell

22 :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 같이 되었으니 그가 그의 손을 들어 생명 나무 열매도 따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하시고,

23 : 여호와 하나님이 에덴 동산에서 그를 내보내어 그의 근원이 된 땅을 갈게 하시니라.

24 : 이같이 하나님이 그 사람을 쫓아내시고 에덴 동산 동쪽에 그룹들과 두루 도는 불 칼을 두어 생명 나무의 길을 지키게 하시니라.

(창세기 3장, 22_24절)

[현재]

외과의인 토미 크레오(휴 잭맨 分)의 아내인 이지 크레오(레이첼 바이스 分)은 뇌간 종양으로 시한부 생을 살고 있어요.

토미 크레오는 꺼져가는 그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종양과 고전분투를 하고 있지만, 슬프게도 이지를 살릴 수 있는 성과는 쉽게 얻질 못합니다.

한편 이지는 16세기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쓰고 있는데, 토미에게 소설의 결말을 지어달라 부탁합니다.

토미는 종양 억제제의 시약을 연구하는 와중에, 대신 뜻밖에도 노화 억제제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토미가 치료제를 개발한 바로 그 순간, 이지는 숨을 거두고 맙니다.

절망한 토미는 그미의 소원대로 이지의 무덤에 나무 씨앗을 뿌린 다음, 노화 억제제의 힘으로 생명을 연장해가며 사랑하는 아내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합니다.

[과거 - 스페인, 16세기, 이지의 책 속 이야기]

16세기 스페인, 이사벨 여왕(레이첼 바이스 分)은 카톨릭 종교 지도자인 심문관과의 권력 투쟁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습니다.

이사벨은 충직한 기사인 토마스(휴 잭맨 分)에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는 'Tree of Life' 를 찾으라 명하고, 토마스는 사모하는 여왕을 위해 마야로 여정을 떠납니다.

생명의 나무에 다다른 순간, 마야의 제사장은 토마스를 막아서며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생명의 나무를 키워낸 그들의 시조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죽음 뒤에 삶이 있노라 말합니다. 이에 토마스는 칼을 들고 불칼을 든 제사장과 대치합니다.

[미래 - A.D 2500, 황금빛 성운으로 가는 우주선 안]

죽은 이지는 결국 그미의 소원대로 나무의 화신(化身)이 되었습니다.

노화억제제 덕에 500년이 지난 아직까지 생명을 영위하고 있는 토미는, 이지가 죽어 자란 나무를 뿌리채 들어내어, 죽은 자가 다시 태어나는 곳이라는 황금빛 성운으로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그 나무는 시들어 죽어가고 있지요.

토미는 아직 이지를 포기하지도, 이지가 남기고 간 소설의 결말을 끝내지도 못한 채 하루 하루를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생명의 근원에 대한 의문으로 어쩔 줄 모르며 살고 있습니다. 아내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토미 앞에 이지는 환영으로 나타나 소설의 결말을 묻습니다.

여정의 종착에 다다라 토미는 마침내 영원한 사랑과 생명에 대한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리고 죽음 뒤에 오는 삶을 얻음으로써 마침내 이지의 소설을 완결짓습니다...

우리나라에서 2007년 3월 8일 개봉한 이 영화는 예술ㆍ인디 영화로 분류되어 단 2개의 극장에서 상영 하였습니다. 하지만 3천 5백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로맨틱한 영화는 몹시도 진지한 영화일 뿐, (일반적 의미에서의) 예술ㆍ인디 영화라 보긴 어렵겠어요.

미국에서 2006년 11월 22일에 개봉하여 평론가들의 많은 혹평을 받긴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다렌 감독의 탁월한 전작들과 비교한 결과일 뿐입니다.

다렌 감독의 전작인 <π (파이, 1998)><Requiem For A Dream (레퀴엠, 2000)>에서 조금 자유롭게 보자면... 이 영화의 완성도는 결코 낮지 않습니다.

이 영화를 준비하는 도중, 감독 다렌 아로노프스키는 지난 2004년 레이첼 바이스(이 여배우를 '콘스탄틴'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와 결혼 했습니다. 지금 둘 사이에는 두살배기 아들이 있다고 해요.영화 음악을 맡은 클린트 맨셀은, 이 영화의 음악으로 <제 19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의 음악상을 수상했습니다.

미래의 토미 기억 속에 항상 떠오르는 이 장면 ...영화가 끝나고 제일 생각나는 장면입니다.

눈이 온다고 같이 산책하자고 병원까지 온 아내를 신약을 개발하기위해 전념하던 토미는 그냥 보냅니다.

눈이 오면 이지와 같이 산책하던 습관보다 이지를 살리는게 그때 토니에게는 더 중요한 것이었으니까요.

그날 그녀를 따라갔더라면 ......

토미가 후회와 자책으로 상상하는 이 장면 아름답지요.

과거와 미래를 종횡무진 교차하며 불노불사의 약을 찾고 개발해낸

주인공이 26세기에 홀로 고군분투하는 장면에서도 환상속에 아내는 나타나서

소설을 끝내달라고 부탁합니다. 천년의 시간이 흐르도록 아내를 회생시키기위해

생명수를 찾아 우주를 떠다니면서도 토미는 아내의 마지막 유언을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아내를 항상 그의 곁에 있게하고자 그는 그만의 방식으로 그녀를 사랑한것이지요.

하지만 아내 이지가 원한 건 짧게 불태우는 생명이지만, 사랑하는 토미와 이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함께 하는 것뿐이었지요.... 사라지면 다시는 오지 않을 그런 시간들 말입니다....

P.S: 진시황이 찾아다니던 불로초가 생각났어요. 진시황은 자신을 위해 불로초를 찾지만, 토미는 이지를 위해서 생명수를 찾아다니는군요. 서양과 동양의 차이일 까요. 아님 대런 감독이 너무나 너무나 감상적이기 때문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