逍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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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한국등산

공룡의 가을

bakingbook 2010. 10. 12. 00:41
 
 

일시: 10.8(금)-10.9 (토)

과정: 오색(2:50)-대청봉( 6:00)-중청-희운각-공룡-비선대-설악동(6:00) 총 15시간 30분(켁)

 

 

금욜 11시 무박으로 떠나는 터라 아침부터 일 보느라 바빴다. 토욜 6시에 인터콘티넨탈에서 약속이 있어서 차를 가지고 갔는데돌아오는길 강남이 많이 막혔다. 겨우 집에 와서 등산복 입고 낼 아침과 공룡에서 먹을 것 등산배낭 다 챙기고 버스를 타고 강남역 가서 다시 신사역으로 감.. 가는 길 버스에서 헤드렌턴을 안챙긴것을 깨달았다. 히궁 어디 살데도 없고....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는고.도중 휴게실에서 8천원 주고 산 랜턴이 불량이라 환불하고 오색입산로에서 헤드랜턴을 파는 것을 보았다. 사려했는데 공룡같이 가는 일행이 자기들것으로 밝혀주겠다고 말린다. 다른 때 같았으면 그러더라도 샀을 텐데, 휴게실에서 중국산 렌턴에 대해 환멸을 느껴 사기가 싫어졌다. 결국 그게 화가 되어 오른지 얼마안되 4시쯤 도중에서 바위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앞서 가는 산우가 걸음이 너무 빨라 효과적으로 불을 밝히지 못했고 뒤에 산우의 렌턴은 너무 어두웠다.거의 눈뜬 봉사처럼 올라갔으니 평지에서 흔들리는 바위를 디디며 발목이 삐는 느낌으로 넘어지며 왼쪽 옆 무릎을 바위에 치고 말았다. 다행히 무릎보호대와 겨울 클라이밍바지였으나 완전히 넘어졌기때문에 왼쪽이 전부 진흙 투성이인데다 많이 아프다. 흙바닥이 아닌 것이 맘에 걸린다. 파스를 하니 걸을만하다. 저번에도 넘어지고 나서도 공룡을 완주했다. 허나....그때는 다치고 나서 서북능선을 걸어 소청에서 하룻밤을 잤었고 무엇보다 흙바닥이었다. 결국, 공룡의 가을을 보고픈 욕심에 눈이 멀어 천불동으로 빠져나갈 기회를 놓치고 공룡으로 들어섰다.공룡은 6개의 봉우리를 넘는 구간 오름길에 강한 내게는 그리 힘들지 않은 코스 다만 마등령을 지나 비선대로 가는 돌계단이 무지 힘들다.그러나 2개의 봉우리를 넘고 내려가는 코스에서 내 왼쪽 무릎이 갑자기 말을 안듣는다. 예측치 못한 일이라 무척 당황. 파스를 뿌리고 진통제도 먹고시간을 맞춰 설악동으로 가려 노력했으나, 왼쪽 무릎은 말을 안들었다. 결국 다리 하나를 주로 쓰며 마등령에서 돌계단을 내려오는 코스는 지금까지 산행의 3배는 힘든 정신력의 싸움이 되었다. 나중에 정형외과 의사나 한의원에서나 차라리 헬기를 부르지 그랬느냐며 당분간 걷지도 말 것을 진단....

 

충격을 받으면 힘줄안에 상처가 생기고 근육이 수축한다한다. 그럴때 계속 걸으면 못걷고 그래도 걸으면 뼈가 부러진다고...가을의 공룡은 너무너무 아름다웠으나, 할일이 많고 가야할 곳도 많은 내게 걷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도봉산 오봉 암벽은 어쩔거냐~~

 

요즘은 거의 차를 가지고 다닌다. 평소에는 거의 걸어 다닌 곳을 ....쩝 빨리 나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요즘 궁리중...아직도 계단을 잘 내려가지 못하면서 말이다. 설악산은 만만하게 볼 산이 아니고 공룡은 더욱더 그런데 공룡을 내려오면서 많이 후회했다. 무엇보다 일행에 폐를 끼친게 제일 맘에 걸린다. 나만 생각한다면 천천히 내려와도 좋으나, 서울 올라갈 시간이 있었는데....이제는 몸 상태가 안좋으면 무리한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 그래도 공룡은 또 가고 싶다. 그때는 준비를 좀 철저히 해야지.....휴~

 

 

 

 

금욜날 내린 비는 길을 젖어 있어 곳곳에 흙탕물이었다. 넘어진 곳 옷이 전부 진흙투성이가 되었다. 드뎌 저번 공룡행에서 야간이라 가지 못한 대청봉을 찍다. 6시, 날은 밝았으나 구름이 잔뜩 끼어 속초 동해바다까지 보이는 조망은 볼 수 없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고 별로 춥지 않아 사진찍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재밌는 대청봉 풍경이었다. 중청으로 내려가는 길은 꽤나 운치있기까지 하다.

 

중청 대피소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한겨울 같이 추웠다. 1500원짜리 따뜻한 캔커피로 몸을 녹일 수 있었다. 캔커피가 이리도 맛있었던가. 새삼스러웠다.

 

 

 

 

 

설악산 꼭대기를 물들이고 있는 단풍과 하이얀 운무가 조화로운 특별한 풍광이었다.

 

 

 

 

 

 

 

 

 

 

 

한겨울의 포스를 느끼게하던 중청대피소. 따뜻한ㄴ 1500짜리 캔커피와 내가 제과반에서 만든 버터스폰지 케잌을 먹었다. 어쨋든 많이 먹은게 다리 고장나도 공룡에서 나를 버티게 한 힘이 되었다. 그리 진땀을 흘리며 내려왔건만, 몸무게는 고대로 라는 것 ^^

 

중청에서 희운각으로 내려가는 코스는 가파른 돌계단으로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었으나, 단풍으로 채색된 풍광이 절경이라 곳곳에서 서서 사진 찍느라 30분은 더 걸렸다. ^^ 다시 보고 싶고 또 보고 싶은 광경으로, 이모습을 보고 설악산에 매료된 사람들이 많았다. 희운각으로 내려가는 중

 

 

 

 

 

 

 

 

 

 

 

 

 

 

 

 

 

 

 

 

 

 

공룡에서는 초반에는 햇빛이 쨍쨍, 중반에서 후반에는 안개가 끼었으나 비는 오지 않았다. 금욜 비가 많이 온탓에 진흙에 바위는 젖어 있었지만 공룡은 정비를 한이후를 험악한 코스는 없다. 지금은 휴식년인 용아장성의 단풍도 예쁠 것이다.용아장성은 80m의 직벽을 내려가야한다고 한다. ㅎㄷㄷ 숨은벽을 암벽장비를 갖추고 한 탓인지 바위가 예전처럼 두렵지 않아서 흐뭇했다. 지난 4월 이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었지 이제 10월에 다시 이곳을 밟았다. 그때와 달리 공룡은 화려한 가운을 입고 운무를 거느리고 있다. ^^ 승천하려하는 걸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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