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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한국등산

삼척해수욕장.촛대바위

bakingbook 2010. 9. 7. 11:15

삼척이면 강릉근방으로 동해에서도 거의 남쪽 바다다.

모래가 곱고 물도 따뜻해서 폐장일이 지났음에도 해수욕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덕항산행으로 피곤한 발을 따뜻한 모래에 담그니 기분이 좋아진다.

대학교 4학년 때 맘에 맞는 친구들과 졸업여행삼아 왔던 경포대와 지척이라니 반갑고

올해 가려다 불발된 송정에 대한 아쉬움도 달래주는 바다였다.

바람은 훈풍이다못해 뜨거웠다. 물속에서 달아오른 몸을 식힌다.

강원도 영동지역은 바다와 산이 인접해있어 햄볶는다. 등산을 싫어했던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등산후의 해수욕...

이 감미로운 시원함과 뿌듯함이라니......

피곤했지만 추암해수욕장으로 향한다. 이정표를 보니 망상해수욕장이 멀지 않은듯하다.

어릴적 망상해수욕장으로 한번 놀러왔던 기억이 난다. 커서는 속초쪽으로만 다녀서 강릉쪽까지 내려온 일이 별로 없다.

저번에 정동진을 가고 싶기도 했는데 나름 소원을 푼 것 같다.

산도 좋지만, 동해바다는 언제나 시원스럽다. 이슬비가 내리는 와중에 촛대바위를 구경하고 귀경하는 길에는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무박 여행이었지만 마지막에 동해바다에 몸을 담그고 와서인지 별로 피곤하지가 않네...

참 좋았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흘러나올 때 나오는 일출은 촛대바위의 풍경이란다. 그래서일까 추암해수욕장옆에는 이렇게 야외데크에 카페가 있어서 해수욕객들이 바다를 보면서 차를 마시고 있다. 나름 해볼만 할거 같은데 서울 갈일이 까마득한 우리는 서둘러 버스를 출발한다. 역시나 고속도로는 꽉꽉 막혀서 서울 잠실에 도착하닌 11시20분이다. 선릉에서 11시 50분에 분당선이 출발하니 전철이 끊기지는 않은 시각이라 부리나케 전철역으로 달렸다.

분당과 용인구성에 산다는 동호회 여인네 둘과 전철에서 만났다.

나보고 '의리없이 먼저갔다'고 농담반 진담반 말하는 나보다 어리다는 두 사람.

등산동호회에서 넘 가정사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것이 싫어서 약간 피하게된다. 한사람은 넘 자기 남편과 애이야기만하고 다른 한사람은 나의 개인적인 것을 첫대면에서부터 넘 물어본다. 얼마나 오래볼지 알 수 없는 사람한테 사적인 거 드러내지 않아야함을 그동안 경험으로 배웠다.

아주머니가 되면 자신은 없어지고 남편과 아이뿐이 없나보다. '자아'가 없어지는 모습이 싫다.

산에서 만큼은 온전히 '나'로만 존재하고 싶다.

덧: 역시나

다른 한사람은 두번 본 사이에 나한테 매우 무례한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이미 경험한 터이고, 이런 사람 곁에 놔두면 나중에 큰 화를 불러모은다. 순하게 나오면 만만하게 볼 것이라 냉정하고 '알았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런 무례한 말투와 상스러운 태도, 그런 어거지가 어디 있는가.

역시 산 그대로를 좋아하고 산을 만나지 않을 수 없어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좋다.

그저 교제를 위해 산악회를 드는 사람들은 그저 그렇다. 세파에 닳아서 사람을 보는 눈이 혼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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