逍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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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한국등산

수리산

bakingbook 2010. 11. 29. 12:19

♣ 일자 : 10/11/28(일)

♣ 코스 : 수리산역-도당초등학교-슬기봉-태을봉-관모봉-제1만남의광장-자연학습장-안양역

♣ 5시간

안양시와 군포시, 안산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수리산을 찾은 일요일은 강추위였습니다. 요즘 날씨가 이렇지요. 따뜻한 거 같다가 이렇게 갑자기 추워지며 밤에는 눈을 뿌립니다. 근처에 살면서 산본과 가까운 수리산을 한번은 가보고 싶었었지요. 하지만 왠일로 한번도 인연이 닿지 않았습니다. 버스 타고 전철타고 수리산으로 향하면서 비로서 산본의 의미를 알았습니다. 산밑에 있어서 산본이라는... 수리산이 독수리의 수리이듯이 말입니다..... 수리산역에서 집결. 도당초등학교를 들머리를 삼아 안양쪽으로 날머리로 하는 산행이라고 하는데 추운 날에도 꽤 많은 산우님들이 나와 주셨습니다. 추운날에는 집에서보다는 몸안에 불을 지펴야합니다. 으쌰으쌰 그동안 많이 먹어둔 탓에 땔감이 많으니 얼릉 불을 지펴야겠다고 힘차게 발길을 내딛었습니다. ^^ 초입은 꽤 널널한 산책길 같았으나 역시 산은 산 정상에 접근할 때는 꽤나 긴 깔딱을 만났습니다. 헥헥... 올라갈수록 조망이 좋아집니다. 오른쪽으로 안양이 왼쪽으로 안산이 보이고 평촌의 외관순환도로도 보이는 군요. 추운날이라 좋은 점은 산행객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우리들만의 세상 같았다는 것입니다. 올간만에 만난 산우님들 그동안 더 예뻐지고 멋져졌습니다. 담소도 하고 사진 놀이도 하면서 달달떨면서 밥도 먹었습니다. 대장님 가져오신 곰삭은 홍어회와 생굴이 입맛을 돌게 하고 제이코님표 우동 한사발이 추위를 물러가게 하는군요. 하지만, 겨울 산행에서는 체온을 유지해주는 옷이 아주 아주 중요하니, 잠바와 따뜻한 장갑 귀까지 덥는 모자 꼭꼭 준비하세요.~~

슬기봉을 지나 최고봉인 해발 489.2M의 태을봉에 올랐습니다. '태을'이라는 의미는 동양사상에서 우주의 본체 즉 천지만물의 출현 및 성립의 근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는데, 태을봉은 안양천과 수리산이 산태극 수태극의 형세와 같아서 태을풍수의 명당처로 뽑혀 불리어진 이름이라합니다. 하산길에 굿당을 보기도 했는데 수리산은 영험이 있는 산인 걸 까요.
수리산은 독수리가 날개를 펴고 치솟는 형상이라는 의미도 있고 꼭대기 으뜸이라는 뜻이라고도 합니다.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는 '깍아지른 듯 높이 솟은 독수리 바위봉이 있는데, 이 고장 방언으로 산독수리를 일컫기를 수리라고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워킹을 더 하다보면 안산의 암벽등산가들이 암벽등반 훈련을 위해 많이 찾는다는 수암봉이 있다는데 진짜 독수리의 날개 무늬를 닮은 바위인듯합니다.

태을봉과 관모봉사이의 안부를 지나 해발 426M의 관모봉에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모자를 쓰고 있는 듯한 봉우리라 그런 이름인모양인데요. 관모봉에 오르니 사방이 틔여 있어 주변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려져 있습니다. 멀리 청계산과 우담산 사이의 하오게 고개에서부터 모락산 자락 멀리 수원까기 보이는 조망 원더풀 뷰리풀 입니당. ^^ 왼쪽으로는 안양시를 건너 삼성산과 관악산이 근육질의 몸매를 드러내고 있기도 하군요. 수리산자락을 지나 삼성산과도 연계해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설경이 러브레터의 한장면 같은 삼성산도 갑자기 그리워지는 군요. 삼막사에서 주는 잔치국수동 ^^
흙산인 수리산도 설경이 무지막지 아름답다고 합니다. 관모봉을 넘어 가면서 흙산인 수리산 능선은 병풍을 세워놓은듯 깍아놓은 바위능선으로 변해있습니다. 병풍바위라고 합니다. 수리산은 주로 규암으로 이루어져있다는데 그래서 이런 독특한 바위형태가 된 것인가 봅니다. 군포시에서는 이 바위에 등산객들의 산행을 돕기위해 로프를 연결했었다고 합니다. 근데 그 모습이 병풍바위의 모습을 훼손하여 등산객들의 항의로 철거되었다고 해요. 우회길도 있었지만 우리는 높고 뾰족한 병풍바위에서의 아찔한 릿지를 선택하였습니다. 삐죽삐죽 솟아나있는 병풍바위에서 릿지도 하고 꽤 기이한 바위들이 수리산행에 아기자기한 맛을 더해주었습니다.이곳 깊은 골짜기에는 그옛날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담배농사를 지으며 살았다는 담배촌도 있습니다. 그래서 조선말기 천주교박해 때 순교한 성인도 있는 천주교 수리산 성지도 있는 이곳은 강원도 어느 깊은 산골에 들어와 있는 듯 한적한 느낌이 듭니다.
통나무로 조성된 계단을 따라 하산하는 길....곳곳에 조성된 잣나무들이 도열한 고즈넉한 능선을 지나 첨성대처럼 쌓아올린 돌탑들을 돌아 나오려니 느낌이 남달랐습니다. 뉘의 소원이 저리도 높고 많은 돌탑을 쌓게 한 것일까요. 저도 소원 함 빌어보고요. 숲속 학교 교실에서 우리 모두 학생들이 되어보았습니다. 산을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우리는 분명 이 학교에 입학 자격이 있지않겠습니까. 긍데 졸업이나 할 수 있을 런지.... 워낙 시끄러워서리.^^ 겨울로 성큼 들어가니 해가 일찌감치 기우는 군요. 무지 추웠지만 무지무지 반가웠고 재미있었던 산행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눈꽃 산행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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