逍遙
봉화산 철쭉을 찾아서 본문
2010/05/10 02:27
http://aeon66.blog.me/20105486748
산행일시: 2010.5.9 일
산행경로: 성리마을~복성이재~치재(철쭉군락)~꼬부랑재-다리재~봉화산(철쭉군락)~광대치~대안리
소요시간: 약 4시간 30분
봄이 되면 꽃을 찾아 가는 곳이 있다.
고려산의 진달래. 황매산...기타 등등
봄이 되면 꽃은 지천으로 널린 것 같아서 굳이 찾아가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 봄은 왠지 꽃을 찾아 가고 싶넹.
봉화산은 철쭉으로 유명한 산으로
5월이 되면 산 능선과 바위 언덕 곳곳에 군락을 이룬 철쭉들이 만개한다.
정상에 오르면 멀리 북쪽으로 장안산(1,237m)과 남덕유산(1,507m)·기백산(1,331m)이
남쪽으로 지리산의 봉우리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남원시 아영면 성리 흥부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복성이재(545m)~치재~꼬부랑재(665m)~다리재(850m)를 거쳐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복성이재 근처에 삼국시대의 산성인 아막성(阿莫城, 전라북도기념물 제38호)이 있으며
아막성에서부터 복성이재를 거쳐 꼬부랑재에 이를 때까지 곳곳에 철쭉군락지가 있고
장수 쪽에서 다리재로 오르는 길에도 철쭉군락지가 펼쳐진다..
1996년 말 산불로 철쭉군락이 많이 없어졌지만, 그래도 복성이재-치재 간 1km 능선은 그 아름다움을 여전히 발하고있다.
그러나 때는 5월 행락객들로 산은 몸살을 앓고 있건만...
아래에서 부터 올라가는 꽃의 만개 특성상... 아직 봉화산 철쭉은 위까지 올라오지 못하고 봉오리만 피어있다. 지리산에서도 그 드넓은 능선이 좌우로 펼쳐치는 곳의 꽃의 장관을 보지 못했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다. 꽃이 십일을 피어있지 못한다는 것....미인의 얼굴처럼 우리의 젊음처럼...꽃은 그렇게 회자되어왔다.
유독 꽃이 늦게 피는 올 봄 철쭉이 온산을 불타듯 덮고 있지않음에 실망하는 나에게 오늘 누군가가 해준 말이 인상깊다
철쭉군락지가 도열해있는 터널을 뚫고 가면서 그 말을 새겼다.
화반개...주미취 (華半開 酒微醉 )
'꽃은 봉오리가 예쁘고 술은 취하지 않을 정도로만 마시는 것이 좋다'는 뜻이란다.
활짝 피어나길 고대하는 작은 소망들이 일제히 멍울을 터트릴 그때쯤
나는 꽃속에 있으려나~
어마어마한 산행객들로 오름길은 정체되기 일쑤였다.
그리고 꽃 군락지들이 봄가뭄때 그러하듯 흙먼지가 많이 일었다.
점심을 행동식으로 먹고, 늦게 산나물부페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사실은 그거에 혹해서 왔지~
중간에 먹은 행동식이 이런 훈제족발이라니~
인삼휴게소에서 산 국화빵
봉화산은 해발 919m라는데 꽤 높은 산.
애벌레의 친언니. 애벌레가 언니 운동 빡세게 시킨다. 애벌레 언니가 들려준 젊은날의 지리산 종주경험은 흥미로웠다. 무대책으로 지리산 종주를 간 이십대의 4여자는 산장예약이 안되어 있어 1박을 못하게되자 올라오던 길 만났던 텐트와 침낭을 짊어지고 가던 남자 4을 무조건 기다렸다고...
결과는 여자들은 텐트에서 자고 남자들은 밖에서 보초를 서고 ^^ 그렇게 지리산의 추운밤을 무사히 보낸 추억담. 젊어서 고생인중도 몰랐다는~ 오늘도 지리산 가는중 알고 오셨다네.
하긴 지리산 톨게이트로 들어오긴 했지 ^^
마당 너른 집
대청에 올라서면 이렇게 마당이 보였으면 싶다...
옛날 우리 가옥처럼 여름에 대청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정원 꽃과 연못과 돌...
아파트의 편안함에 익숙하지만
이런 꿈들을 꾸게된다.
꽃잔디
경상도와 전라도에 걸쳐져 있는 봉화산은 백두대간길
찬물로 달아오른 발을 씻어준다.
한라산에서 함께 1박2일 동고동락을 했던 애벌레와 같이 한 산행이라 특히 의미있고 재미있었다.
아직 원인불명의 무릎 통증으로 산행이 자유롭지 못한 그녀.
하지만 봄에는 필드에도 나가야하는 프로선수이므로 슬슬 산행을 시작한다.
한라산 이후 5킬로가 쪘다고 하는데 난 5킬로가 빠졌다. 부족한 에너지를 채워넣느라 열심히 먹고있지만 몸무게 변화없음.
산행이 끝나고 먹은 산나물 부페와 흑돼지고기
난 산에서 갓 캔 두릎을 열심히 먹었다. 된장찌개와 돋나물에 초고추장같은 상큼한 맛이
땡기는 미각의 계절이 왔기에
나는 행복하다니깡.
햇살은 따가우나 바람이 서늘한 산 능선에 서면
겹겹이 산자락이 구름이 바람이 하늘이 변함없는 모습으로 그자리에 있다.
산이 내 안에 들어와 점점 커지고 있고
내 삶안에 공기처럼 자연스러운 것이 되어간다.
간장 된장 독들... 친근한 황토색의 질그릇으로 각종 봄나물을 담아 먹었다. 난 뚝배기의 모양새와 색감이 참 좋다.
p.s: 돌아오는 길에 들린 신탄진 휴게소 화장실의 어마어마한 줄에 기함하는중 알았다.
여자 화장실이 30개나 구비되어있다는데...날이 좋으니 행락행렬로 고속도로는 몸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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