逍遙
올랜도에서 온 정민이 본문
올랜도에서 15년만에 온 정민이 가족.15년전 유학가는 남편 따라 훌쩍 가더니 올랜도에서 교수로 정착하여 눌러살게 되었다.4년전 잠깐 서울 온 때 만나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남편이 안식년이라 수원에서 교환교수로 잠시 분당 정자동에서 살게 되었다고 한다.
전철이 없어 나오기 힘든 정자동 아파트에 놀러가서 정민이랑 붕어빵 아들들을 만났다.
정민이는 15년을 살았으나 아직 스피킹이 어렵다는데 거기서 태어난 아이들은 한국말도 하지만( 본토 영어발음에 ㅎㄷㄷ)영어로 말하는게 영어카세트 듣는 거 같다.^^
학교에서 한자 시험과 단소시험이 있어 쩔쩔매는 소린이 대인이, 초등학교라도 과제가 많은 한국이 힘든가 보다. 그래도 몇개월 후면 다시미국으로 돌아가니,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방과후 많은 학원을 다녀야하는 것은 초등학교도 마찬가지 외고나 특목고라도 갈 욕심이 있으면 더 심해지기 마련이다.
즐겁게 뛰어 놀면 상상력과 창의력을 함양해야할 시기에 꾸역꾸역 뇌속에다 집어 넣는 일이나 기술연마나 해야하다니,
피아노나 그림, 글쓰기도 진정 즐거울 때 진정한 창의력이 배어나올텐데...난 초등학교 때 명작 동화나 땡칠이 같은 만화에 심취해서
빠져있었는뎅..
역시 아이들 교육엔 미국이 낫다는 생각^^ 안할 수가 없다.
나도 공교육 사교육쪽 다 몸담아 봤지만,사교육에서 감당하는 것은 학교에서 감당할 수 없는 그런 부분보다는 눈에 쉽게 보이는 지식측정과 점수 잘받는 요령익히기일뿐이다. 군살이 없는 학원이 학교보다 그런 것을 잘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대학신입생들은 대학에서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논술이나 토론 능력은 현격히 떨어지고 굉장히 이기적인 가치관이나 태도를 보인다. 초등학생들을 보면 자기가 먹던 과자 껍질이나 빈캔등을 그자리에 고대로 버리고 가는 경우도 많다. 더불어 살아가는 글로벌 시대의 리더, 고차원적인 능력인 리더쉽 훈련이 전혀 안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학교는 군살이 너무 많다. 초등학생들에게 교과목이 왜 그리 많나. 가방도 넘 무겁고, 과제가 많으니 사물함에다 넣어두지도 못할 것이다. 울 공교육은 요식행위나 권위의식이 넘쳐 자폭하고 있는 것이지만, 출산률이 줄어들면서 과밀하여 교육의 질이 떨어지던 부분은 저절로 해결될 기미가 보인다. 아이러니하다고나 할까.
언제나 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을 탈피할까 했더니.. 자의적으로 해결되는게 아니라 타의적으로 해결되다니...
보이는 것 쉽게 측정할 수 있는 능력들만을 추구하는 것.... 급한 우리네 성격탓이었을까....
정민이의 첫째 아들 대인은 아빠, 둘째아들 소린은 엄마 이렇게 닮았다.
중국요리를 시켜먹었다. 아이들은 볶음밥을 케찹뿌려 잘먹었고, 깐풍기도 좋아한다. 난 무지 매운 짬뽕 다시 먹고프다.
아이들은 저녁에는 아파트 안의 운동시설에서 농구며 게임을 한다고 한다. 농구하고파 ㅡㅡ
정민이는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고 얼굴은 하얗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녀였다. 무엇보다 웃을 때 반짝거리는 까만 눈동자가 참 예뻤다. 결혼하고 나서 점점 마르더니, 회복이 안되고 있다 하지만 단아한 태도와 목소리로 날 꼼짝못하게 하는것은 여전하다. ^^
단소 시험이 있다고 데인이는 열심히 대나무 단소를 불었다. 여러번 시도해도 소리조차 나지 않는다.
형이 못하는게 신기한지, 소린이도 시도 ^^
결국 단소부는 법 검색하기.
대인이가 실패한 단소, 엄마가 한번에 소리를 내자 모두 데굴데굴 구르면 웃음.
대인이는 맛있는 거 사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이스크림 사주셔서 고맙습니다. 꼬박꼬박 인사한다. 성격도 섬세해서 나랑 헤어질 때는 '이제 언제 보게 되는거죠?' 하고 묻는다.^^
울 엄마가 작년에 그린 명자꽃 (꽃이름이 사람이름 같다) 원래 중국이 원산지라는데, 그림이 환해서 내방에 걸어두었던 것이다. 정민이네 집 거실이 액자가 없이 못만 박혀있어 썰렁하길래, 선물로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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