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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야기/한국일기

Mountain and Father

bakingbook 2009. 10. 24. 21:53




2009/10/23 21:36

우면동에 산 적이 있다.

커텐을 열면 우면산이 병풍 처럼 펼쳐지던 조그만 아파트

바로 코앞에 우면산인데 갈 수 없었다니 정말로 이상하다.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때는 등산을 정말 싫어했으니까~

그래서 등산을 좋아하시던 아버지는

홀로 산행을 하시곤 하셨다.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 보면 등산용품이 많이 보인다.

거의 입지도 못하신 고어텍스 자켓과 바지. 글구 큰 맘 먹고 사신 잠발란 ...

검소하셨던 아버지는 비싼 등산용품을 사기위해 엄청 저축을 하셔야했을 것이다.

흔한 등산 셔츠 하나 없넹~ 하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다.

같이 산행을 가드리지 못할 망정

등산용품 하나 사드린 것이 없는 것이다. 내 용돈은 절대 받지 않으셨던 아버지지만

그건 좋아하셨을거 같다.

그때는 등산복이 왜 그리 보기싫게만 느껴졌는지..지금 생각해보면 무식이 죄인 것이다. 죄 ....

스패츠를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이고 하고 버리고 나서

지금 나는 고어텍스 스패츠를 다시 샀다.

산을 오르면 아버지를 느낄 수 있다. 아버지가 무척이나 사랑하셨던 산...

삶이 고달프셨을텐데... 산에서 항상 마음을 비우셨던 것이 아닐까.

아버지랑 같이 오르기로 약속했던 설악산 대청봉은 끝내 못 올랐지만

지금도 요원한 상태지만... 그런 약속이 남아있기에

언제나 나는 산을 오르게 되고. 언젠가 대청봉을 향하고 있겠지.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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