逍遙
나는 너에게 반하지 않았다 본문
장미에 대한 사랑과 집착이 야기하는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장미를 떠나온 어린왕자...
이 세상에 장미는 정말 많지만 자신이 사랑한 장미는 오직 하나였음을 깨달았을 때 사막 여우는 말한다. "잊지마..진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을..."
연애는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언제나 초보고 서투르다. 언제나 어렵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리고 사랑을 한다는 것은 한쪽은 가파른 벼랑이고 한쪽은 완만한 구릉인 사막의 케스타와 같다.
언제나 안심할 수 없고 어느순간 벼랑끝에 와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일욜날 만난 의사는 나이에 비해 자신을 잘 가꾼 세련된 외모의 사람이었다. 피부과 의사라 그런가. 난 로비라운지에서 아저씨 같이 퉁퉁한 남자만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예전에 만났던 성형외과 의사도 키가 크고 꽃미남이었다. 그러고 보니 학교도 같네....
외모는 내 선입견과는 판이했지만, 성품은 역시 내가 생각대로였다. 선으로 만나는 의사들은 거의가 못생기거나, 성격파탄자였다. 이 사람은 후자...아마도 내가 그의 이름도 잊고, 전화번호도 잊고, 휴대폰 배터리까지 떨어져, 전화도 안받은 것이 괘씸해서 복수하려고 남아 있었을 것이다. 여자가 전화도 안받는데, 30분이나 기다린 남자가 넘 신기했는데, 차마시다. 휭하니 일어서는 모양새를 보니, 내 생각이 맞았다.
우쨋든 잘못한 나는 그냥 웃을 수 밖에... 일찍부터 준비했지만, 차타고 집을 나서는 순간까지 계속 있었던 도로 공사와 여러가지 일들이 아마도 이사람과 맺어져서는 큰일 난다는 예고편이었던 모양이다.
정말로 왠일로 내가 결코 하지 않던 실수를 하고, 시간도 넉넉한데도 1시간 이상을 도로공사로 지체했다. 일욜 한가한 분당에서말이다. 게다가 인터콘테넨탈은 주차장을 잘못들어가고, 무역센타는 아수라장이었고. 빠져나오는데 걸리는 시간도 많았다. 또 이사람은 내가 로비에서 찾아달라고 부탁한 순간에 딴 커피숍에 가있었다한다. 이 사람..내가.기가 센거 같다고그래서 자신한테 여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하면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너무 자신만만해서 거부감이 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자기도 기가 강해 왠만한 여자들이 감당을 못한다고 했다. "감당을 못해요? 화를 잘 내시나봐요?"
내가 예쁘다고도 했다. 그것도 몇번이나 계속.예쁘고 완벽하다. but ^^;;.. 정말일까..예쁜 여자는 실컨 봤고 볼 직업을 가져구먼.. 내가 이쁜가 하고 집에 돌아와서 한참 거울을 봐야했을 정도다. 이러다 자아도취 걸릴거 같으다. 절대 별루는 아니지만 절대 이쁜거 같지도 않구먼...그사람 눈이 삐꾸임에 틀림없어...
"아 편히 쉴수 있는 휴식같고 안식할 수 있는 여자가 이상형이신가봐요"
나는 말했지만 , 그가 원하는 사람은 섬세한 일을 해서 늘 피곤한 자기가 집에 돌아가면 편히 쉴수 있게 입닥쳐 주는 여자, 자기가 명령할 때 순종하는 여자엿다.. 삼녀 일남중 외동으로 부모의 사랑속에 유아독존한 사람다운 이기적인 이야기...
어쩜 저리도 똑같은 가. 그때 그사람도 우리의 문제를 이야기하려 들면, 피곤해 죽겠는데 따진다고 화를 냈다. 이세상엔 의사만 힘들고 어려운 일 하는줄 아는것 같았다. 전화를 하는 것도 만나는 것도 제 멋대로였고, 추앙하는 가족과 탤런트들도 저리가라할 잘생긴 외모를 믿고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굽신댄다는 왕자병에 걸려있었다. 상대방의 감정보다 자신의 감정이 소중했고, 상대방을 자신이 생각한대로 재단하려했었다. 자기를 분석하면 너무 싫고 피곤하고 남을 분석하는 것은 칼같이 하고 자기가 다 맞는줄 알았었다. 너 모니?
내 앞에 선남도 나에게 당한 처음의 굴욕에 대해 쿨한척 했으나 화가 잔뜩 나 있었고, 결국은 자기감정이 상한 만큼 분풀이를 했다.
그러게, 화를 내지, 왜 아닌척하다가 다 엎어버리느냐고^^ 나이만 있지 성장하지 못한 어린애..
그러나 황당하게 헤어지고 호텔 주차장에서 나오면서 드는 생각...
그렇게 내게 원한거, 시키는 대로 입좀 닥쳐주고 긴장되고 설레이는 표정도 해주는거, 단 1시간이라도 해줄 수도 있었는데 좀 미안하다는 생각..
그리고, 자기한테 한눈에 반해서 설레여주는 여자를 원한 그사람에겐 내가 정말 넘 무심하고, 쿨하고,괘씸했을 거라는 생각..
이 들었다 ^^
미안해요. 그정도는 해줄수도 있었는데, 당신도 판단이 너무 성급했다고요~하지만 난 오래 해줄수는 없었을것이다. 그저 시늉인것, 시효가 분명 있었을테고, 그가 아무리 잘난 남자라 해도, 상처는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자기한테 반하지 않았다고 화내는 남자는 정녕 처음이었다. 참 ~~~나 .
2009/12/1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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