逍遙
2007년의 일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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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0 03:22
요즘은 예전 일기장을 보곤 한다.
그때 당시의 감성을 기억하고 싶어서...다르게 이야기하면 지금은 그런 감성이 없다는 것...
1995년 12월 11일 월요일 맑음
에코가 비전문적인 글쓰기는 말줄임표가 많다는데
내가 지금 그렇다.
(중략)
삶의 지독한 장난 그에 대응하는 나의 어리석음
늘 반복된다.
너무 무서워 웅크리지 말라고
승희는 마치 날 잘 아는 사람처럼 이야기했다.
난 생각한다.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것은
친밀감이 아니라고
그런 친밀감은 이내 벽에 부딪쳐버렸다.
살아가는 것
공자가 쉬는 것은 높고 둥근 것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살아생전 쉰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말씀
성격대로다 모두 말하는 모양새가
너무 많은 요구와 부딪치는 일들 시집살이를 대신 시켜주는 일들
다만 다른 점은 그만 둘 수 있다는 거
조금 쉬고 설악산에 다녀올까 싶기도 하고
왜 토요일은 하죠? 하던 아이들 앞으로는 달라질 수도 있겠지
한사람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해도 된다고들 생각하지...
지금..난 씁쓸하게 생각한다. 늘상 평가받는 일들..
늘 어느곳 어떤 사람들이라해도 동일하지
지금은 떠나야할 때
1995년 12월 13일 수 맑음
모두 시험이라 학원이 쥐죽은 듯 고요하다.
규훈이가 열심히 무엇인가를 만들더니 '영어 선생님 준다면서..'
카드를 나에게 황급히 내밀고 갔다. 너무도 열심히 만들더니...
그런 아이가 새로 온 수학 선생님에게
'자기는 나가면 그만이라고 '했다니 너무도 이상하다.
내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갈만한 것이 무얼까..
아무것도 없다.
1997년 1월 28일 월
새벽 12시가 넘었다.
많은 시간이 지났다. 97년의 첫일기를 쓰기까지
정호승의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를 읽고 쓴 노트
'사랑하는 일보다 사랑하지 않는 일이 더 어려워
삶 전문점 창가에 않아
눈 내리는 거리를 바라본다. < 산을 오르며>
보고 싶은 사람은 흐르는 물과 같이 내버려 두어도
언젠가는 만나야 할 곳에서 만나게 되는지< 흐르는 서울역>
누구에게나 하관의 시간은 짧다. <삽>
오늘도 너를 용서하기 위하여 /나를 먼저 용서해야하는 일은 괴로운 일이다.<망경사>
전생에 그와 나를 잇는 비단길 하나 있었던가/ 삶도 없이 죽음에 이를까봐 두려워라
언제나 비극이 오는 것을 알았지만/막을 수는 없었다.
나는 한낱 짐승일 뿐/짐승처럼 그대를 사랑했을 뿐<실크로드>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건 사랑일뿐/세상은 나를 필요로 할 때만 사랑했을뿐 <서귀포에서>
하느님도 인간에게 사랑을 바라다가 쓸쓸하시다/ 오늘의 마지막 열차가 소리없이 지나가는 들녘에 서서
사랑은 죽음보다 강한지 알 수 없어라/그대는 광한루 돌담길을 홀로 걷다가
많은 것을 잃었으나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나니 /....삶은 때때로 키스처럼 반짝거린다.<잎새에게>
이제는 사랑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새벽기도>
내가 아직도 쓸쓸히 노래 한소절로 태어나서/밤마다 아리랑을/ 부르며 별을 바라보는 것은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너를 사랑하기엔
내 인생이 너무나 짧기 때문이다.<까닭>
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너의 운명이 되엇으나<새우잠>
그대 처음과 같이 아름다울 줄을/그대 처음과 같이 영원할 줄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닌 것을/눈물도 지나치면 눈물이 아닌 것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끝끝내>
죽음이 없으면 삶이 없구나
사람은 살아있을 때 사랑해야하는구나
사랑이 희생인 줄 모르는 구나 <수의를 만드시는 어머니>
사랑을 위하여
사랑의 형식을 가르치지 마라
사랑은 이미 가르침이 아니다.
가르치는 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세족식을 위하여>
때로는 실패한 사랑도/ 아름다움을 남긴다.<늙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지며>
머물 때는 언제나 떠나도 좋고/ 떠날 때는 언제나 머물러도 좋다.
서로 포기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기차>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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