逍遙

설악산 안산(鞍山), 십이선녀탕 본문

등산/한국등산

설악산 안산(鞍山), 십이선녀탕

bakingbook 2010. 6. 29. 12:11


설악산 안산(鞍山)-십이선녀탕(十二仙女湯)계곡 산행

코스: 장수대- 대승폭포- 대승령- 안산갈림길-십이선녀탕-남교리
시간: (3시 20분-1시)

나는 지난 서북능선행에서 시간관계상 장수대쪽으로 하산하여 십이선녀탕을 보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웠던 참에 산악회에서 십이선녀탕을 거쳐 남교리로 하산하는 코스를 보고' 이거다 '싶었다.
그래서 지리산종주를 하면서 고락을 같이 했던 지리산 팀에게 함께 가자고 콜하니 모두들 좋다고 한다.
험난하고 더운 설악산이지만 장수대에서 십이선녀탕 코스는 길이 잘 정비되어있는 관광코스다. 게다가 뛰어난 절경의 대승 폭포에 선녀들이 노닐 법한 아름다운 계곡
여름산행이 이보다 좋을 수 있으랴.

이른 장마로 인해 설악산을 가기로 한 저녁과 담날 비 소식이 있었다.
하지만 산행을 하는 사람에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슨 대수이겠는가.

산의 기후는 아래와 다르다. 더우기 설악산 코스는 예측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설악산에서의 운해, 일출, 일몰 모두 설악산 산신령의 뜻에 달렸다.

나는 마음을 비우고 설악산을 향해 발길을 내딛으면 되는 거다. 산이 내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을 보여줄 것이니.....

나는 이번 설악산행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설악의 모습을 보고 왔다. 그것은 신비롭고 신선한 무엇이었고, 그곳에는 선녀와 신선들이 노니는 선계가 있었고, 선남 선녀 (^^)들이 있었다.

비에 촉촉히 젖으니 초록은 생생하고 야생화는 더 진한 향기를 내품으며, 사람들은 더 아름다워진다.

산으로 떠나기 전에 우리 조는 서울역 롯데마트에서 모여

남교리로 하산해서 해먹을 먹거리들을 샀다. 일찍 온 남정네들은 오겹살과 라면, 소주만 달랑 샀다.

너무 단촐하다. 반토막이 난 울 조가 먹을 것 까지 초라하면 안되지 않나 럭셔리하게 너무나도 럭셔리 하게 먹어야징..*^^*

남정네들한테 잔소리를 좀 하고 나 혼자 마트를 둘러본다. 허걱 그나저나 배고픈데 많은 먹거리들이 나를 부른다.

시식코너를 한바퀴 돌면서 한점씩 먹고 와인 시음도 해본다. 모스카토 다스띠 세일이당. 글구 참치회...골드키위 ...다 산다. 넘 럭셔리한가..

행동식으로 먹을 떡도 사고...4팩에 오천원한다...울나라 쌀로 했고 단 5분 세일이라고 강조한다.. 흠..전화가 울린다.

넘 오래 장을 본거당 ^^;; 몰랐넹~~ 더 보다가는 다 살지도 모른다. 빨리 나가야징

전철로 출발지인 종로로 가니 배가 무지 고프다. 이룬 ~다른 일행은 마트에서 떡볶이를 먹었다지 않는가.

난 밥을 먹어야한다. 쭈꾸미집에서 쭈꾸미와 삼겹살을 먹고 거기에 볶아주는 밥까지 먹으려니 밖에는 비가 주륵주륵 내린다.

4조가 속속 도착하고 이제는 떠나야할 시간. 버스에 오르니 올간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이 인사를 한다. 이제는 십이선녀를 보러 가는거얌

또하나 설악을 출발하는 11시에는 한국과 우루과이의 월드컵이 있었다. 우리는 버스 안에서 조금 보다가 춘천 고속도로 가평 휴게소에서 후반전을 볼 수 있었다.

모두 한마음이 되어 응원했으나, 석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지더라도 멋있게 멋있게....

그런거야.

설악을 향해 출발하는 버스안에서 마트에서 장을 봐온 모스카토 다스띠와 참치회, 골드키위를 먹었다. 정말 럭셔리하다. 럭셔리해^^

나중에 남교리에서 점심을 먹을 때 모스카토 다스띠를 넘 빨리 먹었나 싶기도 했다. 사실 더 바람직한 것은 모스까토다스띠를 2병이 있었어야했다는 ㅋㅋ

장수대입산 시간에 맞추기 위해 휴게소에서 정차하여 뜨거운 커피를 마셨다. 비는 가랑비가 조금씩 흩뿌리는 정도로 오르막 산길이 덥지 않을 거 같다.

다만 야등이라 장수대에서 올라가면서 볼 수 있는 가리봉등의 아기자기한 절경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장수대에서 대승령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대승령령은 삼거리 갈림길로 왼쪽은 안산, 남교리 매표소 가는 길 능선따라 40여분 가면 안산갈림길이다.
흔히 ‘십이선녀탕 삼거리’란 곳으로 국립공원 측에선 ‘능선 끝 쉼터’라고 표기하고 있는 곳이다. 거기 구식 이정표에 ‘해발 1,360m/남교리 매표소 7.3km, 대승령 1.3km’라 적혀 있다. 여기서 남교리 매표소란 12선녀탕입구를 말한다. 거기서 남쪽으로 갈라지는 뚜렷한 길이 안산 삼거리를 거쳐 대승령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왼편(동쪽)으로 올라가는 희미한 길은 1,369m봉을 거쳐 아니오니골로 가거나, 1,241m봉을 거쳐 음지골로 이어지기도 하며, 1,097m봉을 거쳐 백담사로 내려갈 수도 있다. 남쪽으로 300여m 가서 안산 삼거리에 닿으면, 거기 이정표엔 ‘해발 1,320m/남교리 매표소 7.6km, 장수대 3.7km’라 적혀 있고, 거기서 안산으로 가려면 오른편(서쪽) ‘출입금지’라 적혀 있는 쪽으로 가야 한다.

그리고 동편 내리막길로 20여분 내려가면 대승령에 닿고, 대승령에서 1시간 30여분 내려가면 장수대에 닿는다. 남교리 12선녀탕입구에서 11.3km, 순수 산행시간 5시간 30분, 안산을 거친다면 6시간 정도 걸리고, 경관이 좋은 곳이므로 여기저기 살피는 시간을 포함한다면 쉬는 시간을 2시간 정도 더 잡아야 할 것이다.


1)장수대~ 안산(1,430.4m)

안산은 설악산 서북능선의 서쪽 끝단에 솟아 있다. 그러므로 원칙적으로 설악산국립공원에 포함되는 산이지마는 옛날부터 독립된 산으로 분류해 왔고, 지금도 안산만을 단일 목표로 하여 산행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안산의 동쪽 자락에 그 유명한 십이선녀탕이 있어서 대개 십이선녀탕 계곡을 거쳐 안산에 오르거나 아니면 안산을 먼저 올랐다가 십이선녀탕 쪽으로 내려가면서 안산과 십이선녀탕 계곡을 연계해서 산행을 많이 한다.

44번(46번) 국도를 따라 인제군 북면 원통리를 지나 설악산으로 접근하면서 동쪽을 올려다보면, 설악산 입구에 마치 수문장처럼 험상궂은 모습으로 우람하게 버티고 있는 산이 안산이다. 정상을 장식하고 있는 우락부락한 바위봉의 생김새가 마치 말안장처럼 생겼다고 해서 안산(鞍山)이라 부르며, 일명 길마산이라고도 한다. 소등에 얹는 안장을 길마라 하기 때문이다.

이 안산의 남쪽 자락엔 옥녀탕이 있으니, 안산은 동쪽의 십이선녀탕과 더불어 아름다운 계곡을 좌우에 거느리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악산의 유명세에 가려 비교적 찾는 사람이 적어 한적한 봉우리로 남아 있다. 그런데 안산을 제외하고 십이선녀탕 계곡만 찬찬히 보고 장수대쪽으로 내려가려면 46번국도변의 용대1리 남교마을 쪽에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원칙이지만, 안산까지 연계해서 산행을 하려고 하다면 장수대 쪽에서 대승령으로 올라가서 안산을 먼저 올랐다가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내려가는 것이 다소 수월하다.



장수대~ 대승령
장수대계단에서는 아기자기하고 이국적인 가리봉 능선을 볼 수 있는데 야등이라 보기 어려운 점이 아쉽다. 나는 산행 배낭을 싸다가 꼭 뭔가 하나씩은 잊어버리는데, 오늘은 얼린 맛있는 수박과

무박 산행에서 아주 중요한 헤드렌턴을 잊어버리고 왔다. 건전지만 챙기고 .... 현혜님이 렌턴 하나를 주셔서 그걸 의지해 산을 오르다. 5시쯤 잉크빛으로 물드는 설악의 운해를 볼 수 있었다. 장수대에서 대승령까지는 2.7km, 1시간 50분~2시간 정도 걸린다. 산행 자료들에 장수대에서 대승령까지 1시간 30분이면 오를 수 있다고 하지만 일반 등산객이 그 시간에 오르기는 힘들다. 특히 장수대에서 대승폭포까지 40여분 구간은 바위 오름, 나무계단, 돌계단 등이 연이어 나타나는 급경사지대여서 산행에 들어서자마자 힘든 고비를 넘겨야 한다. 지난번에는 하산하는 길에 올라오던 산행객들은 더워서 죽을려고 하던게 생각났다. 하지만 전혀 덥지 않은 길 계단조차도 어찌 쉽게 넘어왔다. 확실히 시각적인 것이 큰 작용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 다만 멋진 대승폭포를 어두을 때 지나서 못본 사람들이 있는것이 아쉽다. 폭포랄게 볼게 별로 없는 한반도에서 꽤 볼만한 스케일이기때문이다.

대승폭포는 높이 88m로서 북한에 있는 개성 천마산의 박연폭포, 금강산의 구룡폭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폭포라고 한다. 대승폭포 이정표엔 ‘장수대 0.9km, 대승령 1.8km’라 적혀 있다.

대승폭포를 지나 대승령까지 1시간 10~20여분 코스는 경사가 다소 완만해지지만 전망도 없고, 변화도 없는 단조로운 길이 이어져서 다소 지루하다. 다만 곧게 뻗어 올라간 금강송, 전나무, 신갈나무들의 거목이 볼만한데, 주능선이 가까워지면 거목들도 사라지고, 키 낮은 관목지대로 변한다. 그리하여 대승령(1,210m)에 올라서면 삼거리이다. 정상엔 삼각점(설악 432, 2007 재설)이 있고, 이정표에 ‘12선녀탕 공원입구 8.6km, 중청대피소 12.1km, 장수대 2.7km’라 적혀 있다. 그래서 오른편(동쪽) 서북능선 길은 귀때기청봉을 거쳐 대청봉으로 이어지고, 왼편(서쪽) 길이 안산과 십이선녀탕으로 이어지는 길이며, 지금은 폐쇄된 북쪽 길은 백담사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따라서 원래는 4거리였던 곳이다.

대승령~ 안산

대승령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둥글넓적해서 편안하게 생긴 봉우리가 보인다. 그 봉우리 정상이 바로 ‘안산 삼거리(1,320m)’이고, 대승령에서 올라가려면 1km, 30여분 걸린다. 안산 삼거리에 올라서면 아직 교체되지 않은 구식 이정표가 있어서 ‘해발1,320m/남교리 매표소 7.6km, 장수대 관리소 3.7km’라고 적혀 있다.

안산삼거리에서 북쪽 길은 안산을 거치지 않고 바로 십이선녀탕으로 내려가는 길이어서 대부분의 등산객은 이 길로 간다. 그러나 안산을 가려면 서쪽 ‘출입금지’라고 적힌 쪽으로 가야 한다. 거기서 안산 정상까지 40여분 걸린다. 안산은 휴식년으로 사람들의 출입이 금지된 곳...

안산 삼거리에서 안산으로 가는 능선 길은 일반적인 설악산의 풍치와 또 다른 안산만의 특징이 살아 있다.바위산인 설악산에서 특이하게도 흙을 밟아 볼 수 있는 곳이다. 장수대 쪽인 남-서 사면은 깎아지른 단애인가 하면, 십이선녀탕 쪽인 동-북 사면은 밋밋한 완경사면에 수림이 울창하여 밀림을 이루고 있다. 백두대간의 일반적인 지형이 동고서저(東高西低) 형태이나 이곳의 지형은 반대로 서고동저(西高東低) 형태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등산로 주변은 고산지대 특유의 키 낮은 관목이 빽빽이 들어차 있고, 이 관목들의 가지는 촘촘히 덩어리지듯 뭉쳐 있다. 심한 추위와 바람을 이겨내려다가 보니 그렇게 자란 것이다. 그러나 태생적으로 위로 뻗어 올라가야 하는 전나무들은 더러 추위와 바람에 시달려서 앙상한 나뭇가지를 드러낸 고사목이 되어 있어서 안쓰럽다.

이러한 독특한 분위기에 바위와 나무가 적당히 섞여서 안산만의 풍치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가을이 되면 안산 일대의 단풍이 설악산 전체를 두고도 다른 곳에 뒤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워서 안산만의 경이로운 풍광을 연출한다고한다. 더구나 안산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고, 안산 삼거리에서 10여분 가서 ‘대한민국’이라고 새겨진 자그마한 표지석이 있는 봉우리(1,396m)에 올라서면 전망이 시원하고, 주변 경치가 좋아서 탄성이 절로 난다.
거기서 건너다보이는 안산 정상을 바라보면 바위봉의 깎아지른 절벽이 대단한 기세로 솟아 있고, 엄청난 크기의 바위 봉우리여서 사람이 올라갈 길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막상 가까이 다가가보면 가풀막이 심해 기어 올라가듯 올라가야 할 뿐, 위험하지도 않고 바위 벼랑도 아닌 흙길이 이어진다. 안산 정산엔 삼각점 이외엔 아무런 장식도 없고, 겨우 1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좁은 공간인데, 사방이 수직 절벽이어서 조심스러우나 조망은 빼어나다고한다. 하지만 오늘은 운무로 가득한 날이라 조망이랄 것이 없다.

날씨가 쾌청할 땐 북쪽으로 향로봉 너머 금강산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44번(46번) 국도변의 원통시가지와 북천 주변의 들판이 내려다보인다. 그리고 그 위로는 저 멀리 화악산(1,468.3m)을 비롯한 한북정맥의 산들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한계령 협곡 너머 가리봉과 주걱봉이 보이는데, 그 위로 점봉산(1,424.2m)이 다정하고, 점봉산 너머엔 오대산(1,563.4m)을 중심으로 한 한강기맥 줄기가 선명하다. 동쪽으로는 귀때기청봉과 대청봉이 연이어 있는 왼편에 공룡능선의 괴암으로 이루어진 암봉들의 굴곡이 두드러지며, 그 너머로는 동해의 푸른 바다가 시원하다.

 

 

 

정상에서 하산은 경사가 다소 완만한 북쪽 사면 길로 내려가야 하고, 정상을 내려선 다음엔 계속 북쪽 능선 길로 진행해야 한다. 그리하여 10여분 전진하면 오른편으로 십이선녀탕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닿는다. 거기서 북쪽 희미한 능선 길로 계속 가면 한계리로 내려가게 되고, 오른편 십이선녀탕으로 내려가는 길은 선명하다.
그런데 십이선녀탕으로 내려가는 길은 상당히 가파른 길이다. 그래서 안산과 십이선녀탕을 연계해서 산행을 하려면 장수대 쪽에서 올라가야 다소 수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파른 길을 20여분 조심조심 내려가면 십이선녀탕 계곡 상단부 ‘등산로 아님’ 팻말이 붙어 있는 삼거리에 닿으면서 ‘안산 갈림길’에서 십이선녀탕으로 바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한편 안산을 거치지 않고 ‘안산 삼거리’에서 바로 십이선녀탕을 내려갈 경우, 안산 삼거리에서 0.3km, 7~8분 전진하면 ‘능선 끝 쉼터’라고도 하고, ‘십이선녀탕 삼거리’라고도 하는 능선 삼거리에 이른다. 거기 이정표엔 ‘능선끝쉼터, 해발 1,360m/남교리매표소 7.3km, 대승령 1.3km’라 적혀 있다.
거기서 북쪽으로 내려서면 12선녀탕계곡으로 이어지고, 동쪽의 완만한 오르막으로 올라가는 희미한 길로 가면 1,369m봉을 거쳐 아니오니골이나, 1,241m봉을 거쳐 음지골로 내려갈 수 있으나 이쪽 길은 길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안내를 받을 필요가 있다. 다만 이쪽 길은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므로 원시 자연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어서 일부러 이쪽으로 산행을 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능선 끝 쉼터’에서 20여분 내려가면 안산을 거쳐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거기서 두문폭포까지 40여분 걸리고, 두문폭포에서 복숭아탕까지가 20분, 복숭아탕에서 응봉폭포까지는 40분, 응봉폭포에서 남교리 12선녀탕입구까지 40여분, 그래서 두문폭포에서 남교리 12선녀탕입구까지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그리하여 장수대를 출발하여 남교리 12선녀탕입구까지 11.3km, 순수 산행시간만 5시간 30분, 쉬는 시간 포함하면 7시간 정도 걸리고, 안산을 거친다면 거기에 30분 정도 시간을 더 잡아야 한다.

2)십이선녀탕~남교리

삼거리에서 남교리까지 7.3km,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장수대를 출발하여 안산을 먼저 올랐다가 내려올 경우, 이 지점이 안산 삼거리에서 안산을 들리지 않고 바로 내려올수도 있고 안산을 올라갈 수 도 있다. 왼편 선명한 길은 바로 안산 삼거리로 이어지는 길이고, 오른편 ‘등산로 아님’이란 팻말이 붙어 있는 쪽의 길이 안산으로 연결되는 길이다. 우리나라에서 엄밀한 의미에서 원시림은 없다고 하나 이곳 십이선녀탕 상류만큼은 틀림없이 원시림일 것 같다. 워낙 지형이 험한 곳이므로 감히 여기까지 올라와서 벌목을 한들 원목을 하산시킬 방법이 없으니 자연 그대로의 숲으로 살아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삼거리에서 30분 정도 내려가면 원시림의 숲 속 길에 닿는다.

십이선녀탕 계곡은 ‘안산 삼거리’를 꼭짓점으로 하여 안산(1,430.4m)과 응봉(1,206.1m) 사이 남북으로 8.6km에 이르는 수령한 계곡으로 탕(湯)과 소(沼), 그리고 폭포가 연이어 있고, 지계곡이 많아 전에는 지리곡(支離谷), 탕수골 혹은 탕수동(湯水洞) 계곡이라 불렀으나 6.25 후 1950년대부터 십이선녀탕 계곡이라 부르게 되었다. 즉 12탕, 12폭포가 있다고 하여 12선녀탕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첫 번째 독탕, 두 번째 북탕, 세 번째 무지개탕 등 8개의 탕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노산 이은상(李殷相)도 8탕 8폭이라 했다. 그런데 현장에 가 보면 탕이나 폭포는 생각하기 나름이어서 굳이 숫자로 얼마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12탕, 12폭보다 더 많다고도 할 수 있다.
아무튼 조선 정조 때의 실학자 성해응(成海應;1760~1839)은 그가 편찬한 「동국명산기(東國名山記)」에 설악산 여려 명소 중 이 십이선녀탕 계곡이 으뜸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설악산에서 가장 빼어난 명승지라면 적어도 계곡 경치로는 우리나라 제일 경이라 해도 아무른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이 계곡을 올라가 보지 않고는 경치를 논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전하고 있다. 안산을 거쳐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들어선다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관찰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십이선녀탕을 제대로 관찰하려면 아래에서 올라가는 것이 정석이라한다.

설악산에 가장 서쪽에 있는 계곡이 십이선녀탕으로 약 8km에 걸쳐 있는 아름다운 십이선녀탕 계곡의 중간쯤에 있다. 아주 오래 된 옛날 12명의 선녀가 내려 와 목욕을 했다는 전설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탕은 8개 밖에 없다고한다.탕의 모양은 오랜세월에 걸쳐서 이루어진 것이라서 아주 아름답고 신기한 모양을 이루고 있다. 그 중에서 폭포아래에 복숭아 모양을 하고서 깊은 구멍을 만들고 있는 7번째 탕이 가장 아름다우며 복숭아탕으로 불린다. 그래서 설악산의 이름 난 여러 장소중에서도 십이선녀탕이 제일 아름답다.. 인제군 북면 남교리의 매표소에서 약 4km지점에 십이선녀탕입구라는 안내표지판이 있다. 여기서부터 신비로운 물소리가 7번이나 굽이 쳐 흐른다는 칠음대가 있다. 칠음대를 지나서 고향의 봄을 3~4번 정도 부르다보면 신비롭고 아름다운 물소리가 9번이나 굽이쳐 흐른다는 구선대가 있다.

가랑비로 운무에 휩싸인 십이선녀탕 계곡은 전망을 볼 수 없지만 신비롭다. 마치 구름속을 걷는 것 같다. 시원한 물소리는 탕을 만들고 탕은 또 다시 폭포를 이루어 마치 선계에 오른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도 한다. 선녀탕에 퐁당 뛰어들면 아마 선녀에 되어 승천하는 것 아닐까 싶어 못 뛰어 들었당. ^^ 난 아직 이곳에서 할일이 많아서리... 이렇게 8탕 8폭에 정신 없이 빠져 있다보면 마지막으로 용탕인 복숭아탕이 반긴다. 용탕 옆에는 가파른 철계단이 있다. 그 철계단을 따라 올라 가면 시원한 물줄기를 내품는 두문폭이다. 이곳 두문폭포에서 남교리매표소까지는 약 3시간 정도 걸린다. 장수대에서 3시 20분쯤 출발 대승령을 거쳐 원시림이 숨쉬고 멧돼지가 발차기를 하며 뱀들이 잠자고 야생화가 새초롬히 아름다움과 향기를 품어대는 보드라운 흙산인 안산을 오르고 내리고 십이선녀탕까지 선계를 걷는 느낌은 계속되었다. 안산에서 빼어난 절경을 보지 못한 부분을 아쉬워 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시원한 산행이 계속된 점은 좋았다. 설악산은 정말 너무 더우니까.... 에너지가 많이 든다.5 00여m의 긴 다리가 계곡 오른편에서 시작하여 계곡 왼편으로 건너가서 복숭아탕 바로 아래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복숭아탕 직전에는 무명의 폭포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아마 다른 산이라면 이곳의 폭포 하나 정도만 옮겨놓아도 인기가 있을 것이다. 계곡산행 내내 꽤큰 주목나무들과 우렁찬 폭포들이 줄지어 나타나서 즐겁게 해 준다.

십이선녀탕의 백미인 복숭아탕(일명 용탕)은 마치 복숭아를 절반으로 잘라놓은 듯한 모양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복숭아탕 200여m 위쪽(해발 920m)에 마지막 탕이 있다. 이 외에도 옹탕, 용폭, 무지개폭, 중소, 구룡소, 설악문, 칠음대, 구선대 등 이름도 다양한 명소들이 있으나 안내 팻말이 없어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이름은 몰라도 이처럼 기기묘묘한 형상이 이루어지기까지 억겁의 세월이 흘렀을 것이고, 그리하여 세차게 흐르는 물이 쉼 없이 바위를 깎아 오목하게 파서 탕과 골을 만들고, 심하게는 구멍을 뚫어 선경을 연출한 것이다. 그래서 이은상씨는 그의 ‘노산 산행기’에 십이선녀탕을 일러, ‘신이 고심해 빚어놓은 역작’이라고 했단다.

다리를 건너 남교리로 하산하기 1시간 전 정도의 지점에 해발 580m 지점에 응봉폭포가 기다리고 있다. 과거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세운 안내 팻말이 있어서 공식적인 이름이 붙어 있는 유일한 폭포였으나 지금은 그 팻말조차 없어져서 십이선녀탕 계곡의 모든 폭포엔 공식적인 명칭이 없이 그냥 무명의 폭포가 되어 있다. 아름다운 폭포는 이름이 붙었거나 붙지 않았거나 멋있다는 자신감일까.

복숭아탕을 지나 올라가면 계속 무명의 폭포와 탕이 나타나다가 남교리 십이선녀탕입구에서 4.4km, 2시간 30분 정도 올라가면 두문폭포(杜門瀑布)에 이른다. 두문이란 문을 닫아 막는다는 뜻이니 두문폭포란 십이선녀탕의 선경을 마감하는 마지막 폭포란 뜻이다. 거기서 대승령이 4.2km 정도 되며, 대승령까지 과거엔 2시간 정도 걸렸지마는 지금은 1시간 40이면 된다.
그런데 남교마을 쪽 들머리에서 올라가면 이 폭포가 마지막 폭포여서 두문폭포라 할 수 있지만 거꾸로 대승령 쪽에서 내려오는 입장에서는 개문폭포라 해야 맞는 말이 될 것이다. 즉 ‘십이선녀탕의 선경을 이제부터 펼쳐 보이겠습니다.’ 라고 하는 첫 폭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매우 가벼얍게 소요한 설악산 코스로 십이선녀탕까지는 같이 가는 산행팀도 거의 없고 마주오는 등산객도 없었는데
남교리로 하산할 지점에서는 마주 오는 등산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이곳 십이선녀탕의 아름다움에 빠져서 산행을 할 때 주의 해야할 것은 이 곳은 계곡이 많아서 비가오면 갑자기 물이 불어나므로 아주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가자면 46번 국도변 용대1리의 남교마을 쪽으로 가야 한다.46번 국도를 따라 미시령고개를 넘기 전에 만해 한용운 선생님의 마을 옆 동네에 십이선녀탕이라는 안내표시판이 있다. 즉 서울을 기점으로 할 경우, 44번(46번) 국도로 인제군 북면 원통리를 지나 교통초소가 있는 한계삼거리에 이르러 거기서 좌회전하여 북천을 오른편에 끼고 46번국도를 따라 진부령, 미시령 방향으로 8.5km 정도 북상하면 길 왼편에 군부대가 있고, 오른편에 십이선녀탕 입구임을 알리는 안내판과 주차장이 보인다. 그리고 그 일대의 상가와 마을을 통 털어 용대1리 남교마을이라 한다. 십이선녀탕 입구에 들어서서 잘 생긴 북천다리(십이선녀교)를 건너가면 거기에도 상가가 몇 집 있고, 작은 주차 공간이 있다.

십이선녀탕 계곡에서 남교리로 하산하다보면 커다란 나무가 뿌리채 뽑혀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분명히 광폭한 폭풍우가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2006년 한계령이 큰 피해를 입던 대홍수 때 십이선녀탕 계곡 역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따라서 과거에 있었던 다리는 지금 남아 있는 것이 하나도 없고, 계곡의 사정도 예전에 비해 피폐해져서 경관도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등산로 정비가 많이 이루어져서 산행시간도 과거에 비해 40~50분 단축이 된다.

다만 개울가에 남아 있는 위령비는 1968년 10월 십이선녀탕 계곡에서 야영을 하다가 조난을 당한 카토릭의대생 7명을 위해 세운 것이다. 안전시설이 미비했던 당시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남학생 5명, 여학생 2명이 조난을 당하였다. 너럭바위로 이루어진 V자 형 협곡이므로 비가 올 경우 물이 금세 불어나므로 우천시에는 십이선녀탕 산행을 삼가야 한다. 2002년 8월의 태풍 ‘루사’ 때도 십이선녀탕 계곡의 철다리 4개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을 정도로 계곡물의 위력이 대단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다리 아래엔 제법 우렁찬 폭포가 있고, 계곡 오른편 비탈길을 7~8분 올라가면 ‘낙석주의’ 표지판이 붙어 있다. 오른편 위를 쳐다보면 방금 돌덩이가 무너져 내릴 것 같아서 맘 졸이는데, 다리를 건너 왼편으로 가면서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면 기이한 무명의 와폭이 있다. 이상하게 물이 흐르는 부분은 까만 오석이고, 물 위 부분은 푸른색 화강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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