逍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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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형제

bakingbook 2010. 2. 24. 22:22
2010/02/24 22:42

<아바타>를 2D에 3D IMAX까지 보고 나니 (두번째 보니 정말 지겨웠다.암리 유명한거라도 두번은 못보겠다) 볼 영화가 없었던 저번 주 <의형제> 를 보았다. 장훈 감독의 전작이자 데뷔작인 <영화는 영화다> 가 소리 소문 없이 흥행도 성공하고, 안정된 연출력을 보여준 지라 나쁘지는 않을 거 같았다. 무엇보다 <전우치전>에서 보고 뽕 간 강동원을 보러 간거라고 하는게 더 솔직할 거 같다.

장훈 감독이 서울대 미대 출신이라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가 여러가지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나쁜 남자> 의 김기덕감독의 조연출이었고 <영화는 영화다>도 그의 대본을 연출한 것이라는 점이다.

나는 김기덕의 전작들 <파란대문> ,<수취인 불명>, < 나쁜 남자>에 이르기까지의 영화를 무지 싫어했고, 그 옹호세력과 엄청난 논쟁을 했었다. 나는 에곤실레의 그림 구도를 잘 쓰는 그의 영화가 가진 구도와 관점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곤했다. 그의 사적인 삶이 투영된 사적 영화라고...

그러나, 그가 이야기나 스타일을 진부하게 뽑아내지는 않는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었다. 이승연이 나왔던 영화 <빈집 >에서부터 나는 약간 그의 영화를 인정하기 시작한 거 같다.

어쨋든 조폭과 조폭연기를 하는 배우들 사이의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실상과 허상, 혹은 이론과 실무 사이의 화합할 수 있는 교집합 같은 것은 없으나 찾아내려고 하던 <영화는 영화다>의 내용도 꽤나 잘 풀어낸 영화였다. 소지섭과 강지환 투톱의 매력도 물씬 풍기고....

<의형제>는 미모의 여성이 없어 멜로와 삼각이 없는 극단적인 남배우 투톱 영화인거 같은데, 사실 송강호의 입담과 강동원의 미모에 혹해 앤딩까지 보고 나면 그다지 인상 깊은것이 없었다.

사실 극영화의 기본 투르기,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5단 구성에 충실한 픽션이라는 것에 각단계중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그렇지만 극의 모든 요소는 파국을 향해 준비되는 것이다. 이 영화 앤딩이 조금 맥 풀린다. 앤딩이 어색해서 주제가 모호해지고 말았다.

한편의 CF 같은 앤딩이 차라리 김기덕의 <나쁜 남자> 앤딩처럼 다소 설화적으로 보인다면 좋았을 거 같은데 그전에 액션신이 너무나 실감나는 지라,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결국 해피앤딩은 만사 오케이일까....

답은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얘기했었다. 그 예로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를 들지 않았던가. 영웅적인 인물이 선한 뜻을 가졌으나 희생양이 되고 마는 고전적인 영웅담으로 갔어야 했다고 생각하는것은 괜한 오지랍일까.

아마도 북한 공작원이 나오는 영화 <쉬리>의 비극적인 결말을 생각한다면 이것은 고도의 기원을 담고 있는 해피앤딩일 수 있겠다.

분단상황인 우리에게는 민감할 수 있는 남북문제를 똥 폼잡고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영화, 그에 대한 어떤 설교도 늘어놓지 않는것, 한국정보요원보다 인간적인 남파 간첩 등 이런 요소들이 앤딩에서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인물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을 작가나 연출자가 강제로 운명을 결정지으면 매우 생뚱 맞아진다. 시한부 인생처럼...... . 인물이 답답해지고 매력을 잃는다.

P.s : 긍데 회색 반팔 셔츠 하나로도 빛나는 강동원.....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