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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하우스에서 20년/제인 애덤스 본문

독서

헐하우스에서 20년/제인 애덤스

bakingbook 2011. 11. 10. 19:22


제인 애덤스는 미국 최초의 인보관운동의 창시자 헐하우스를 지은 미국 여성 최초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이다.
1889년 9월 18일 유럽을 돌다 영국에서 시작된 인보관운동에 감명을 받은 두 여성 제인 애덤스와 엘렌스타는 말그대로 '선한 이웃'이 되고자 시카고 빈민가 한가운데 낡은 저택을 인수해 헐하우스를 만든다.
1910년 미국은 새로운 사회개혁가들이 헐하우스로 집결, 산업화로 인해 슬럼화되고 피폐해진사람들의 존엄성을 회복시키고자 교육과 이론 실천을 병행해 나간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아동이 혹은 미혼모가 혹은 노인이 혹은 가난한 부랑자들이 어떻게 자립하여 살 수 있게 되었는지 잘 모른다. 그당시 아동이나 아녀자 노인 노동능력이 없다고 생각되는 이는 가장 낮은 지위를 가지고 있었고 귀족이나 자본가의 노예나 다름이 없었으며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전염병으로 죽어갔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모른다.
지금은 여행객조차 의료보험 혜택을 주는 영국의 의료보험제도나 유럽의 복지 제도들이 정착하기 까지 어떠한 시행착오들이 있었는지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서울시장이 도중에 사임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무상급식문제 등 지금 대한민국은 복지의 시대인양 저마다 복지라는 공약을 걸고 유세글 펼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어디쯤 와있는것일까.
복지의 시초였던 영국과 가장 선진화되었다는 북유럽 등의 복지제도가 가지고 있는 시행착오까지 우리가 배워야할 것들이 아직도 산적하다. 하지만 언제나 중요한 것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 아니겠는가.

제인애덤스의 자서전에는 어릴적 정직하기로 유명했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그 가운데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민이 어떠한 방식으로 성장하여 헐하우스를 창립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하게 기술되어있다. 그녀의 개인적 사항보다는  헐하우스의 사업활동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인 이 자서전은 감정적이기보다는 관조적이다.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그녀는 이데올로기보다는 경험을 중시한다.  시카고에서 벌어진 지식인들 사이의 논쟁 속에서도 그녀는 '사색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실에 맞춰 행동하는 사람'들이
인간을 더욱더 인간답게 하는 데 일조했음을 확인한다. 따라서 그녀는 이념도 파벌도 거부한다. 그것이 헐하우스를 공고하게 사람들 사이에서 오랜시간 존재하게 왔음을 확신한다.

'변혁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체제의 결함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려고 현실을 부정하는 반항아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양편의 공격을 받을때면
'부자들한테 후원금 받을 생각도 없고 노동자들의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겠다'며  양쪽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빅토는 위고는 천국을' 부모는 항상 젊은 채로 있고 아이들은 항상 어린 채로 있는 곳'이라 했다.
제인은 그런 모습을 보답없이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서 발견했다.
또한 가난한 농민의 삶을 선택한 톨스토이와의 조우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논리로 인생의 문제를 남김없이 해결할 수 있을까? 대가를 바라지 않는 노동으로 삶의 질곡을 벗어날 수 있을까 사람들 각자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만큼만 일하면 모든 문제가 사라질까. 톨스토이처럼 자연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보변 삶은 그다지 복잡할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역사주의적 관점은 어찌하란 말인가. 삶의 뜻을 알고자 할때 역사주의 적 관점은 팔수적이다.'

제인은 혼란스러움을 느낀다.세틀먼트 운동은 톨스토이처럼 재산을 버리고 농노의 삶으로 돌아가 딱딱한 빵과 노동의 하루를 사는것과 달랐다. 그녀는  농민처럼 옷을 입지 않았고 헐하우스에 돌아가 빵을 굽거나  순수한 노동을 할 시간을 찾지 못한다. 그녀는 많은 사람을 만나 고민을 들어주어야하고  수많은 편지를 읽어야하며,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곳을 연결시켜주어야한다.  하는일은 달라도 그 뜻은 같은 것이 아닐까.
여기서 귀족으로 남부러울 것이 없었던 톨스토이가 만년에 그의 책과 실천을 통해 보여주었던 삶과 인보관 운동을 창시하고 도움을 연계해주며 총괄적인 매니지먼트 역할을 해야했던 제인에덤스이 삶은 다르면서도 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회속에서 보이던 부조리와 인간의 악덕을 참을 수 없어하고
분노하거나 냉소적이 되거나 했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별로 화가 나지 않는다. 인간조건이 열악하더라도 그 상황을 타개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인간이지 않는가. 이책은 사회복지의 태동에서 인보관운동의 역할을 엿볼 수 있게도 하지만 결국 핵심은'인간'에 있음을 역설하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리 악해보이는 사람일지라도 그에게서 좋은 면만 보자고 했다. 물론 그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때가 많았지만 그런 원칙을 세워둔것은 다른 사람과 적대적 관계를 맺을 때 열정과 능력이 헛되이 소진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