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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한국등산

10월 광교산

bakingbook 2009. 11. 24. 21:51




2009/11/01 23:47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광교산과 10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채 (??)우리는 비를 맞았죠^^

10월 31일 토욜 전국적으로 비온다는 소식. 확률 80퍼센트이상.. 히궁

그러나......

전 너무 좋았어요. 드뎌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보던 우중산행을 경험하게되는구나 싶어서요.

비에 젖은 바위와 낙엽에서는 100퍼센트 미끄러진다구요? 저희에게는 용인, 수원의 허파 광교산이 있자나여.

완만하고 부드러운 흙산인, 상쾌 유쾌 신선한 광교산으로 라면 들고 고고~

모 먹을까.. 이런 생각은 저에게는 즐거움이죠. 대피소 통유리로 보이는 우연을 보며

김 모락모락나는 라면을 먹을 생각을 하니 말이죠. 그래요 라면에 맞는 김치가 김치가 필요해요.

요즘 울 집은 김치가 똑 떨어졌어요 ㅡㅡ 하지만 헉

냉장고에 내가 사둔 조그만 쌈배추가 있는 거에요. ㅋㅋ 일상이 바쁜고로 썩히는 경우도 많은뎅

잘되얐어요. 겉절이를 새콤 달콤하게 해서 라면과 먹음 죽음일거에요. 집도 가까워서

아침밥 먹고 마늘빻은 것, 설탕, 식초, 깨 넣어 양념장 만들고 소금에 약간 절인 배추를 넣어 살살 무치고, 라면국물에 말아먹을 밥한덩어리 준비하고 경기대를 향해 가는 맘은 다른 때와 남달랐죠.

광교산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등산객으로 북적이네요. 광교저수지에서 10시 20분쯤 출발

산행전 조금 버전이 달라진 스트레칭을 할 때까지 비가 안오네요. 실망실망이에요

산자님은 2시전에 비가 안오면 점심을 쏘시겠다고 하셨어요.^^

아니나다를까 우리가 늘 점심 먹는 장소에 오자마자 비꽃이 조금씩 떨어지네요. 산자님 신기 있으신가^^(아니에요 요즘 기상청 예보가 꽤나 정확한거죠~)

낙엽이 융단 처럼 깔린 지역을 지나노라니, 새삼 산이 변화하는 것을 느껴요. 아름다운 변화에요.

나무는 소생을 위해 낡은 껍질들을 벗겨내고 있어요. 사람도 그럴 수는 없을 까요..ㅋㅋ

점심시간의 새로운 발견은 단연 산이아빠셔요(두마리 코카의 아빠). 라면을 대박 울트라 캡숑 잘 끓이세요. 춥고 배고픈 여인네들은 그 라면 먹음 다 반할걸요~

우쨋든 오늘은 형제봉을 거쳐 시루봉이 아닌 비로봉으로 올라가서 노루목 대피소는 들르지 않았어요. 비로봉은 광교산에서 제일 경사가 심한 곳으로 올라가면 비를 그을 수 있는 정자가 있어요.

뽀얀 우연 속에 덮힌 산자락을 바라보며 커피를 한잔 더 하고 하산하는 동안 낙엽이 미끄럽긴 했으나, 우산이나 비옷이 필요없을 정도의 빗자락만 오고 가네요.

전 하산하면서 맘 놓고 등산화 끈을 느슨하게 했다가 조금 미끄러졌어요. 하산시 사고가 많은 이유는 긴장이 풀어져서인 것 같아요.

이젠 낮은 산이나 높은 산이나 부드러운 산이나 험악한 산이나 언제나 어렵게 대해야겠어요.

이번에는 넘 운동량이 작다는 외침들이 있어 광교산 조깅코스를 거쳐 광교저수지를 끼고 폭신한 우레탄이 깔린 길을 트랙킹했어요.

경기대에 도착하니 2시 50분쯤.. 10월의 마지막 날을 그냥 보낼 수 없어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고 있으려니

창문 밖으로 비가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하네요.

낙엽이 비의 강물 속에서 소용돌이 치며 흘러가는 모습을 보니 가을이가 이제 떠나려나봐요. 흑흑

가을아~ 좀 더 있어주련...하지만 이제 겨울이가 올거에욤...겨울이도 가을이 못지 않은 미녀니까...^^ 기대해 보아요~

 

정상을 향해 가기전 갈림길에서 선두와 후미가 만났다.

 

저 친근한 식판은 진아님 꺼. 반찬을 골고루 못드시는 분들을 위한 배려~

 

비로봉 정자에서 렌즈에 김이 서려서 얼굴에 안개가 덮였다.

우연에 휩싸인 산자락을 보며 커피 한잔 더하고 가야쥐~

 

이슬을 잔뜩 머금은 나무들과 산자락이 달라보이는 하산길.

오늘의 간식은 가래떡구이(산자님 쏘심)와 추억의 번데기(산이아빠님 쏘심)

광교저수지 길을 트랙킹하면서

 

250년을 산 백년수 앞에서 다정한 오누이가 한컷

 

창 밖으로는 장대비가 내리고~ 노란은행잎이 비의 강물에 흘려가고 10월의 마지막 날이 저물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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