逍遙

2010 새해 광교산 본문

등산/한국등산

2010 새해 광교산

bakingbook 2010. 1. 1. 11:48



어제 제야의 종소리 들으시면서 새해의 소망을 기웡하셨겠죠.^^ 어제 기축이를 배웅했으니 오늘은 경신이를 마중나가야죠.

2010년 1월 1일은 저에게는 특별히 자리매김해야 할 시간인 거 같네요. 게으르기 짝이 없는 제가 1월 1일 해돋이를 기어이 보고 말았으니가요. 이게 바로 서쪽에서 해가 뜰일이거든요.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를 맞이하는 일은 1년마다하는 것인지라 늘 새롭습니다만 해는 매일 뜨고 지는지라 새롭게 느껴지지 않지요. 그나마 바닷바람 맞으며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을 기다릴 때는 장소의 특별함이 있었지만 올해는지극히 평범하게 그러나 내게는 매우 특별하게 가까운 곳으로 일상적으로 맞이하던 해를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2010년을 바라보는 제 마음은 정말로 정말로 새로운 것이니까요.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이라는 말처럼 항상 같은 날이지만 산에 제 자신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새로운 해앞에 서있고 싶으니까요.. 채우기 위해 비우는 것이라고 그리고 내려가는 것이 끝은 아니라고, 내려가기위해 올라가는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광교산 입구는 벌써주변에많은 차들과 등산객들이 운집하여, 불야성이었습니다. 반가운 차돌이님, 쿠버님 , 초아님, 그리고 새로 오신 시계추님,바람돌이님, 써지님, 햇빛짱님, 무쿠님, 코드88님 모두 한해를 새롭게 시작하고자 힘차게 광교산을 향해 발걸음을 내딪었습니다. 캄캄한 때 광교산을 오르기는 처음입니다. 날씨는 그동안 광교산 산행중 젤로 추웠지만, 입산로 앞에서 수건과 따뜻한 차를 나눠주는 인심에 벌써 따뜻함을 느낍니다, 입산중에는 등산방석까지 신년선물로 나눠주니 기분이 업됩니다. 작은 것이라도 선물을 받으니 정말 좋군요. 배려나 작은정성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마법입니다. 저는 누구를 위한 선물이 되어 줄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봅니다. 비록 헤드렌턴을 켜고 안면 마스크모자를 쓰고 은행이라도 털 것 같은 모습입니다만^^. 오늘은 달무리가 유독 선명하더군요. 가다가 추운 날씨에 바닥에 눈들이 꽁꽁 얼어있으니 정체현상이 심해집니다. 곳곳이 빙판이 많은 오늘 같은 날 체인젠을 참 유용하게 쓴 거 같습니다. 산행시 한번씩은 꼭 미끄러지던 제가 오늘은 한번도 안미끄러졌답니다. ^^


형제봉까지 사람이 너무 많을거 같아 저희는 저번에 보아둔 '초아바위'로 향했습니다. 일욜날 산행에서 초아님 덕분에 올라서 여유있는 공간에 큰 풍경이 보이는 조망에, 해돋이 볼 때 좋겠다고 점찍어 둔 데였는데 한가지 소망을 벌써 이룬 거였네요. 해돋이 장소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일행이 서있거나 앉아서 포도주 한잔과 대추차 한잔씩 그리고 안주로 육포와 천하장사소세지^^ 먹을 정도로 여유가 있었지요. 7시를 넘겼지만,해는 구름속에서 꾸물거립니다. 소요 닮았쓰.

하지만, 이윽고 얼굴을 빼곰이 내미는 해를 보니 말갛게 단장을 하느라 늦은 거 같았습니다. 고운 홍안을 보이며 서서히 떠오르는 해의 자태에 일행과 그자리에서 기다리던 모든 이가 넋이 빠져버렸거든요. ^^

광교산에 떠오르는 태양은 호랑이처럼 용맹하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하루를 살아도 호랑이처럼 멋지게 살라 하는 것 같았습니다. 햇자락이 우리의 얼굴에 넓게 퍼지면서 그 정기가 우리 폐부까지 스며드는 듯 싶었습니다.

문암골로 내려오면서 갈증을 해소해준 백년수, 고추순대와 수육,들깨가루 듬뿍 뿌린 뜨거운 순대국의 맛 어느 것 하나 뿌듯하지 않은게 없었던 산행이었습니다. 또한 푸짐하고 맛좋은 백암순대를 쏘신 차돌이님, 글구 순대국을 레이디들에게 쏘신 신사분들 의 새해선물에 행복했습니당. 울 광교산에는 항상 신사 숙녀분들만 오신다니까요~


'등산 > 한국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백산  (0) 2010.01.02
말갛고 고운해야 솟아라  (0) 2010.01.01
눈꽃가득한 산행  (0) 2009.12.07
10월 광교산  (0) 2009.11.24
북한산 무명슬랩 릿지하다  (0) 2009.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