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화 <더 리더>의 원작이 휼륭하다는 입소문을 듣고 영화보다는 책을 사려고 여러번 외국어서적에서 책을 놨다 들었다 했었다. 그때 나는 도서관에서 빌려봐야했던 <더 로드>를 샀다. 그 내용이 더 끌렸기 때문이다. 이번에 <더 리더>를 사려고 인터넷 서점을 보면 가격비교를 하던 중 나는 어떤 사실을 깨닺게 되었다. <더 리더>의 원작자가 독일인이고 이것은 독일 원작의 번역이다. 항상 케이트 윈슬렛이 표지 사진을 차지하던 책때문에 나는 내가 이 독일 소설을 몇년 전에 읽었음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 책이 버젖이 서가에 꽂혀있었다.
권터 그라스의 <양철북> 이후 현대 독일 작가의 작품 중 가장 성공한 소설로 평가받고 있는 <더 리더 The Reader-책 읽어주는 남자>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전 세계 35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며, 독일어권 소설 최초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한스 팔라다 상’ ‘로르 바티이옹 상’. 일본 마이니치신문 선정 ‘특별문학상’,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선정 ‘올해의 책’ 등을 수상, <오프라 윈프리 쇼>의 ‘북 클럽’ 코너에 소개되어 미국 내에서만 1백만 부가 넘게 판매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다.
나는 그당시 오프라윈프리 북클럽에 소개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들을 비싸더라도 사보곤 했었다. <더 리더> 는 책표지가 맘에 드는 베스트셀러였다. 글자크기도 큰 책을 사서 법학자인 작가의 간결한 문체 때문에 수월하게 읽었고 감동했었던 기억. 하지만 그 내용을 잊어서 다시금 책을 들쳐볼 수밖에 없었다. 책 내용이 평범하지 않음에도 읽고나서 완존히 잊어버렸다는 사실은 요즘들어 최대 쇼킹한 일이다. 이래서 책이든 영화든 기록을 남겨야한다. 내 기억력의 수명이 별루 길지 못하다. 이제 점점 짧아질 것이다.
15살의 소년은 그녀와 사랑에 빠졌다. 그녀는 루마니아태생의 독일인이고 수년동안 버스차장으로 일해왔다. 그녀는 가족이 없고 36살이었다.
Fifteen boy ..He fell in love with her. Hanna Had grown up in a German community in Rumania. She had been a streetcar conductor for several years. She had no family. She was thirty-six.
"먼저 책을 읽어줘 그리고 사랑을 나누는 거야 first you read and then we make love "
그들은 사랑을 하기 전에 큰소리로 책을 읽고 샤워를 하는 의식을 했다. 그는 그녀에게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를 읽어주었고 한나는 책을 덮을 때 까지 완전히 몰입했다. 그렇게 그들은 함께 긴 여행을 하곤 했던 것이다.
ritual of reading aloud, showering, making love, and then lying together. I read her War and Peace with all Tolstoy's disquisitions on history, great men, Russia, love and marriage; it must have lasted forty or fifty hours. Again Hanna became abosorbed in the unfolding of the book. But it was different this time; she withheld her own opinions; she didn't make Natasha, Andrei, and Pierre part of her world, as she had Luise and Emilia, but entered their world the way one sets out on a long and dazzling journey, or enters a castle which one is allowed to visit, even stay in until one feels at home, but without ever really shedding one's inhibitions. All the things I had read to her before were already familiar to me. War and Peace was a new for me, too. We took the long journey together."
그러나 그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했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을완전히 던져버렸고 그녀가 아무말 없이 떠난뒤 매일 그녀를 기다렸고 그들이 사랑을 하기전 했던 책을 큰 소리로 읽어주는 의식과 그녀를 잊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를 다시 만난 곳은 나찌 부역자에 대한 법정이었다. 그녀는 43살이었고 나찌의 수용소 간수로 일했으며 불탄 교회에 갇힌 유대인들을 풀어주지 않아 생존자 두명외엔 모조리 죽은 일에 대한 죄를 추궁받고 있었다. 한나는 순순히 죄를 인정하고 종신형을 받았으며 감옥에서 풀려나오는 하루 전 자살한다.
But They made love a different way. For a long time He had abandoned himself to her and her power of possession. He had also learned to take possession of her .
After Hanna left the city, it took a while before he stopped watching for her everywhere, before he got used to the fact that afternoons had lost their shape, and before I could look at books and open them without asking myself whether they were suitable for reading aloud . He didnt forget hanna .
When he saw Hanna again, It was in a courtroom. it's trial related Nazi past . she was forty-three yeras old.
Yes, she had worked at Siemens in Berlin and had joined the SS in the autumn of 1943. She testified in monosyllables that yes, she had seved in Auschwitz until early1944. The verdict was handed down at the end of june. Hanna was sentenced to life .
이 소설의 대략적인 줄거리를 건조하게 이야기한다면 그렇다.
<더 리더> 의 이야기는 아주 단순하지만 제기된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고등학생인 미하엘은 그가 가진 병으로 인해 구토를 하다가 한나의 도움을 받게 되고 한나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는 순수한 십대답게 인간의 본능과 사랑이라는 감정에 충실했다. 최초로 싸웠을 때 그녀는 미하엘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 때문에 기분나쁠 이유가 없지 넌 나한테 아무의미도 없으니까. YOU think it looks like you upset me? You don't have the power to upset me? "
그녀가 정말로 미하엘을 사랑하지 않아서 그랬을까. 아니다. 그녀는 문맹일 뿐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도 무지했던 것이다. 그는 그런 그녀와 그들만의 방식으로 소통한다.
"내가 책을 읽어주는 것은 그녀에게 이야기하는 그리고 그녀와 이야기하는 내 나름의 방식이었다."
그는 책을 갈구하는 그녀를 위해 열심히 많은 고전들을 읽어주었고 그녀는 그 세계에 빠져들어버릴 정도로 몰두했다.
자전거 여행에서 미하엘은 한나의 비밀을 알게된다. 한나는 문학작품들을 사랑했으나 자신은 읽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말없이 마이클을 떠난 일 또한 버스 차장에서 관리직으로 승진한 그녀가 문맹임을 들킬까봐 두려운 맘에 사라져버린 것임을 마이클은 나중에야 알게된다. 한나에게 '문맹'은 수치스러운 비밀이었다.
법대에 들어간 그는 세미나차 나치 부역자 관련 재판에 방청객으로 참석하는데 뜻밖에도 그곳에서 피고석에 있던 한나를 발견한다. 그녀는 유대인 수용소 간수로 일하면서 유대인들을 가스실로 보내는 일을 했었는데 폭격으로 수용소로 사용되던 교회가 불타는데도 왜 수용자들을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았냐는 추궁을 받는다. 그녀는 자신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을 뿐이라고 답한다. 함께 간수 일을 했던 당시 동료들이 모든 책임을 한나에게 뒤집어 씌우는 중상모략의 상황에서조차도 그녀는 자신의 '문맹'사실이 공개되는 수치스러움 대신 종신형의 감옥살이를 기꺼이 선택하고 만다. 소년이던 그가 책을 읽으면서 그녀와 소통하던 방식은 그녀가 나치부역죄로 감옥에 있는 동안에는 책을 읽어 녹음을 한 카세트를 보내주는 방식으로 계속된다. 한나는 그의 카세트를 들으며 글을 깨우치기 시작한다. 글을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하는 것이다.
모파상의 <The lady with little dog.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으로 글을 깨우친 그녀가 사회로 나오기 직전 그는 처음으로 그녀가 있는 감방을 방문한다. 그녀가 그를 보고 하는 한마디는 "you're all grown up,kid.. 다 자랐구나 꼬마야" 였다. 그는 글을 읽지 못하는 한나를 부끄러워하지 않았지만 윤리의식이 부재한 그녀를 부끄러워했던 것일까. 그래서 한번도 감방으로 면회를 가지 않았던 것일까. 그래서 한나는 글을 배우려고 한 것일까. 모든 것은 짐작될 뿐이다. 다만 작가는 한나가 글을 깨우치고 문맹에 대한 부끄러움을 극복하는 순간 다른 부끄러움을 준다. 무지로 인해 저지른 자신의 과오를 깨닺게 한 것이다.
장 뤽 고다르, 프랑소와 트뤼포, 에릭 로메르 등과 함께 누벨 바그 대표 감독으로 알려진 끌로드 샤브롤은 1995년 <의식 La Ceremonie> 이라는 영화를 찍었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좌불안석하게 만드는 서스펜스이면서 고용주과 피고용인 또는 주인과 하녀라는 계층간 대립의 이야기이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읽고 쓰지 못하는 '문맹자'라는 열등감에 대한 방어의식과 신경질적 집착이 결국 비참한 파국을 불러 일으키는 이야기다. 남들에게 나의 '문맹' 사실이 알려지는 것은 인간의 윤리를 저버리고 그 모든 범죄를 저질러야 할 정도로 나의 자존감에 참을 수 없을 만큼 심각한 훼손을 입히는 일인가, 왜 배우려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일까.
같은 해인 1995년 발표된, 베른하르트 쉬링크의 소설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Der Vorleser> 역시 '무지( 無知 )의 속성' 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더 리더>에서 문맹과 자존심은 단순히 소재로 사랑이나 목숨과도 바꿀만큼 중요했던 자존심 혹은 자격지심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것은 소통에 대한 이야기이며 긍극적으로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무지를 자각한다는 그 사실이 무지하지 않다는 것 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무엇인가를 아는 '지식'은 현대에 이르러 별 의미가 없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좌르르 나오는 지식들은 인간의 능력 중에 가장 저차원의 수준이 되었다. 지성으로 중무장한 사람들은 '무식하다'는 소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명품을 언제든 질리도록 쓸수 있는 사람들은 시장바닥 옷을 입어도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 열등감은 결핍과 상대적 박탈감에 의해서 생긴다. '글을 모른다.'는 사실이 한나에게는 너무나 중요했다. ....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한나의 문맹은 '단순히 글자그대로의 '문맹'으로 그친게 아니라. 생명에 대한 자비심에 대한 무지, 진정한 사랑에 대한 무지, 자기사신의 가치에 대한 무지로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옥중에서 노년을 맞은 한나가 이제는 중년이 된 미하엘이 녹음하여 보내주는 '읽어주는 책'을 들으며 읽고 쓰는 법을 깨우친 순간, 한나는 미하엘에 대한 사랑과 자신이 나찌의 간수로 일하면서 죽음을 방관했던 유대인들에 대한 죄의식을 느끼게 된 것이다. 한나는 감옥에서 수용소 감시 보고서와 유태인 학살 관련된 책을 읽었다!!.
하나의 짐승이 한 인간으로 자각하는 순간, 그 아름다운 순간에 자살을 해버린 것을 그렇게 해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미하엘이 십대에 사랑하여 평생을 사랑했던 한나에 대한 부끄러움 또한 극복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읽지 못하고 쓰지 못함에서 비롯된 인간으로서의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의 부재 그리고 감정과 소통의 부재가, 단순히 문맹만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무리 많이 공부한다해도 주입식 교육하에서 자기주체의식이 없이 형성된 가치관에 대한 맹목적 믿음에서 비롯할 수 있는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의 부재 또한 다를 것이 없다. 결국 무지는' 죄'다.
한나가 죽은뒤 남긴 유언장에는 미하엘에 대한 인사가 들어있다. "그에게 나는 안녕하다고 전해주세요"
한나에게 자살은한 존엄한 인간으로서 양심의 가책을 표현한 것이고 미하엘에 대한 그녀의 애틋한 마음을 마지막 인사로 대신한 것이다.
그는 한나가 불타는 교회에서 살아남은 유태인의 딸에게 남긴 돈을 한나의 이름으로 기부할 때 한나와 자신의 사랑을 고백한다. 유년시절부터 가져온 '자신만의 비밀'을 말이다.
"나는 두렵지 않습니다. 그 어떤 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고통은 커질수록 사랑도 깊어갑니다. 위험이 내 사랑을 키우며 내 사랑을 깨어있게 하고 더욱 향기롭게 만들 것입니다. 나는 당신의 소중한 천사가 될 것입니다. "
그리고 아마도.... <더 리더>에서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였을 것이다.
"당신은 이전보다 더 아름다운 삶을 살것이며 생을 마감하는 날 당신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그대의 영혼을 완벽하게 만드는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only one thing can make a soul complete and that thing is l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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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쉬링크 Bernhard Schlink
법대 교수이자 판사이면서 베스트셀러 작가인 베른하르트 쉬링크는 1944년 7월 6일 독일 빌레펠트에서 태어나 하이델베르크와 만하임에서 자랐다. 하이델베르크와 베를린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1975년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 관공서 간의 공무 협조에 관해 쓴 교수 자격 논문이 통과되었고, 이후 본, 프랑크푸르트 대학을 거쳐 현재는 베를린 훔볼트 대학 법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욕 예시바 대학 객원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헌법 재판소 재판관도 겸임하고 있다.
1987년 추리소설 <젤프의 법>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추리소설 <고르디우스의 매듭> <젤프의 기만> <젤프의 살인> 과 장편소설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단편소설집 <사랑의 도피>, <다른 남자> 장편소설 <귀향> <주말> 을 펴냈다. <젤프의 법> 은 1991년 독일 ZDF 방송국에서 「죽음은 친구처럼 왔다」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 방영했으며,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는 「빌리 엘리어트」를 만든 스티븐 달드리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