逍遙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정호승-가르치는 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본문
정호승의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를 읽고 쓴 노트
'사랑하는 일보다 사랑하지 않는 일이 더 어려워
삶 전문점 창가에 않아
눈 내리는 거리를 바라본다. < 산을 오르며>
보고 싶은 사람은 흐르는 물과 같이 내버려 두어도
언젠가는 만나야 할 곳에서 만나게 되는지< 흐르는 서울역>
누구에게나 하관의 시간은 짧다. <삽>
오늘도 너를 용서하기 위하여 /나를 먼저 용서해야하는 일은 괴로운 일이다.<망경사>
전생에 그와 나를 잇는 비단길 하나 있었던가/ 삶도 없이 죽음에 이를까봐 두려워라
언제나 비극이 오는 것을 알았지만/막을 수는 없었다.
나는 한낱 짐승일 뿐/짐승처럼 그대를 사랑했을 뿐<실크로드>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건 사랑일뿐/세상은 나를 필요로 할 때만 사랑했을뿐 <서귀포에서>
하느님도 인간에게 사랑을 바라다가 쓸쓸하시다/ 오늘의 마지막 열차가 소리없이 지나가는 들녘에 서서 사랑은 죽음보다 강한지 알 수 없어라/그대는 광한루 돌담길을 홀로 걷다가
많은 것을 잃었으나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나니 /....삶은 때때로 키스처럼 반짝거린다.<잎새에게>
이제는 사랑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새벽기도>
내가 아직도 쓸쓸히 노래 한소절로 태어나서/밤마다 아리랑을/ 부르며 별을 바라보는 것은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너를 사랑하기엔
내 인생이 너무나 짧기 때문이다.<까닭>
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너의 운명이 되엇으나<새우잠>
그대 처음과 같이 아름다울 줄을/그대 처음과 같이 영원할 줄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닌 것을/눈물도 지나치면 눈물이 아닌 것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끝끝내>
죽음이 없으면 삶이 없구나
사람은 살아있을 때 사랑해야하는구나
사랑이 희생인 줄 모르는 구나 <수의를 만드시는 어머니>
사랑을 위하여
사랑의 형식을 가르치지 마라
사랑은 이미 가르침이 아니다.
가르치는 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세족식을 위하여>
때로는 실패한 사랑도/ 아름다움을 남긴다.<늙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지며>
머물 때는 언제나 떠나도 좋고/ 떠날 때는 언제나 머물러도 좋다.
서로 포기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기차>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봄길>
****
지난 일기장을 넘기다 1997년 일기장에 이 시가 적혀져있는 것을 보았다. 다시 읽어보니 정호승은 사랑을 사랑했구나 싶다.
거의 모든 시에 매번 '사랑'이란 어휘가 등장하니말이다.
그러나 지금 보면 의구심이 든다.
말이나 글만큼 그 진실성이 의심되는 것이 거의 없기에......
****
움베르트 에코는 말줄임표는 아마추어의 글쓰기라고 했건만 딱히 할 말이 없으니, 난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의 기술(The Art of Travel)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0) | 2010.01.31 |
---|---|
公無渡河歌/김훈 (0) | 2010.01.06 |
하늘빛 사람들/.M.G 르 클레지오-사막에 산다는 것 (0) | 2009.12.14 |
눈먼자들의 도시 (0) | 2009.12.02 |
나를 부르는 숲 (빌브라이슨) (0) | 2009.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