逍遙
하늘빛 사람들/.M.G 르 클레지오-사막에 산다는 것 본문
가끔 사막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 비행사이자 작가였던 생떽쥐베리는 하늘에서 바라본 가장 아름다운 것이 사막이라고 했다. 그 황량한 심원 속 어딘가에 오아시스가 있음에 더욱 아름답다고...
그가 어린왕자를 만났다는 사막, 야간 비행사의 고독과 귀가 쫑긋한 사막여우. 끝이 없는 어둠과 사막은 서로 닮아있다. 사막의 풍광이란 결국 바람의 풍광 공허의 풍광일진데,,그리고 꿈꾸는 물..오아시스의 신기루 일 것이다. 우리가 갈망할 때, 움켜잡는 것은 거개가 신기루다. 문명의 역사가 이러한 사막에서 발원했다는 것은 어쩌면 신기한 일이 아니다..그것이 물이었든 다른 그 무엇이었든 인간의 갈망이 문명을 만들었을테니까...
불의와 폭력으로 얼룩진 인류의 역사는 물과 바람으로 새겨진 장소의 기억보다 무상한 것인지도 모른다. 사막의 젖줄인 이 광대한 시원의 계곡에는 선사시대의 수렵민족부터 학문과 시와 음악과 철학을 가져온 아랍인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민족들이 잇달아 밀려왔다. 대향의 거친물결로 에둘리고 북쪽의 비옥한 땅과 광활한 사막 사이에서 하나의 온전한 세계를 이루고 있는 이 계곡에서, 군데 군데 팬 우물과 무수한 물길이 하나로 연결되어 수리의 가장 경이로운 형태로 실현하고 이 기이한 수로망에서 사막의 문명이 생성된 것이다.
사막은 단지 석양의 아름다움과 모래언덕의 육감적인 구불거림과 신기루를 좆는 대상들만의 고장인 것은 아니다. 우물물이 너무 써서 연수인 빗물을 받아 마시는 곳. 바람과 비에 의해 이루어지는 사막지대 물의 감추어진 골곡 과 모든 흔적이 그렇듯 사라지는 사막지대 그곳에 사는 유목민들은 아주 적은 것을 가지고 삶을 영위한다.
사막에 산다는 것은 온도가 50도를 넘고 습도가 달표면과 비스한 땅에서 살아남는 것이고 아무런 표지가 없어도 하늘과 별을 바라보면서 길을 찾을 수 있아며 , 아득하게 먼 곳에서도 조약돌 하나늘 식별하며, 절제하며 간소하게 사는 것이고 태양의 열기를 견디는 법과 온종일 물 한 모금 안 마시고 갈증을 참아내는 법, 열병과 이질에 신음하지 않고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것이며, 기다리는 법과 설령 양의 고기는 남들이 다 먹고 뼈에 힘줄과 가죽만 남아도 남보다 나중에 먹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두려움과 고통과 이기심을 극복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따라서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살고 있는 세계처럼 용감하며 너그럽고 냉혹한 사람들이다.
-J.M.G 르 클레지오, 제미야 르 클레지오의 사막기행 <하늘빛 사람들> 중에서-
하지만 사막에 산다는 건 결국 세계는 바다나 빙산처럼 광활하다는 것과 그 세계의 가장 아름답고도 가장 혹독한 장소들 중의 한 곳에서 사는 삶을 배우는 것이다.
***
작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르 클레지오는 한국에 체류하며 이화여자대학에서 강의를 하기도했다.
나는 몇년전 노벨문학상 타기전 작가초대로 왔던 그를 세미나에서 처음 보고 사인을 받아두었었다.
그때 그의 인상은 영화배우보다 잘생겼다는 것. 나이는 젊지 않았지만 회색인듯 새파란 눈이 정말 아름다웠다는 것이었다. 그에 대해 느낀 맑은 이미지 만큼 글도 감성 넘치지만 강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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