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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無渡河歌/김훈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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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無渡河歌/김훈

bakingbook 2010. 1. 6. 19:03

公無渡河歌 song by Lee sangeon

Dear , dear, my dear

Please don't cross over the river

Dear, dear, sweet heart

Crossing over the water

Ah, You are drowning with the flow, died at last

Ah, what can I do to you

what can I do for you

公無渡河

公竟渡河

墮河而死

當奈公何

Dear , dear, my dear

Please don't leave me alone here

Dear, dear, sweet heart

Crossing over the water

Ah, You are drowning with the flow, died at last

Ah, what can I do to you

what can I do for you

公無渡河

公竟渡河

墮河而死

當奈公何

Dear , dear, my dear

Please don't cross over the river

Dear, dear, sweet heart

Crossing over the water

*****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일명 '공후인' )

公無渡河(공무도하)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河(공경도하) 임이 그예 물을 건너시네,

墮河而死(타하이사) 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當奈公何(당내공하) 임이여, 이 일을 어찌할꼬.

-출전:{해동역사(海東繹史)}, 권22, 악가악무(樂歌樂舞)

사실은 김훈의 최근작 <공무도하> 리뷰를 쓰려던 건데, 이상은의 '공무도하가' 노래가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김훈의 전작들인 <빗살무늬토기>,<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에서 그의 역사에 대한 천착과 유려한 문체를 느낄수 있었다. 산문집  <밥벌이의 지겨움> 에서 얘기하듯 노동보다 노는 것을 좋아하지만 돈의 가치를 절실히 느껴 밥벌이를 한다는 김훈의 직업이 형사부기자였다는 사실은 그래서 놀랍지 않다. 신석기시대에서부터 조선시대까지 도돌이표같은 역사소설은 지겨울 법도 하지만, 김훈만이 가진 유려한 필체를 입으면 사서 속 몇자로만 기록되어있는 역사의 인물은 섬세한 구조물이 되어버린다. 그 건축물이 완성된 모습을 보고 싶게 만들만큼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의 산문집에서 혹은 소설에서 드러나는 어떤 편협함이 마땅치 않으면서도 그의 문체에 이끌려 그의 글을 읽게된다.

<공무도하가>도 그런 책...나는 역사적 배경을 가진 연작소설을 기대하였던 모양이다. 고조선 시대. 최초의 시가로 알려진 이 공후인, 백수광부의 처가 미쳐서 물에 빠진 남편을 따라 강물에 뛰어들며 부른 노래를 여옥이 공후라는 악기를 뜯으며 불렀다는 이 갸륵한 이야기가 어떤 외피를 감고 소생할지 참으로 궁금했었다.

하지만, 배경은 놀랍게도 현대가 아닌가, 그것도 기자의 입장에서 그려지는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

이 책에 그려지는 노동자들, 노동쟁의, 운동권 , 보석브로커, 보석을 훔치는 소방수와 그것을 보고도 눈감아 주는 기자, 형사, 베트남에서 온 여자의 지참금을 갚기위해 장기를 파는 전직 운동권 남자,15살 의붓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는 아버지를 때려죽이는 친아들, 부모의 이혼으로 홀로 시골에 버려진채 아끼던 개에게 물려죽는 소년, 불도저에 깔려 죽은 딸의 보상금으로 빚을 갚는 아버지,,, 이 다양한 군상의 구심점은 의상과 원효가 동굴에서 지내며 원효가 득도를 했다는 마을...해망이다. 바닷가에 인접해있는 해망은 이 모든 인물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리고 미군이 뱀섬에 훈련기지를 만들어 자연생태계를 파괴할 때 혹은 마을을 개발하거나 이용하려는 정부에 항거하는 여러가지 데모와 전투들..공무도하가란 무슨 연관인거지...

그렇다...물이 항상 등장한다. 첫 장면이 수해장면이고, 싸움장면이고, 미련하여 공멸하는 인간군상 장면이다. 남쪽에만 건설된 제방을 북쪽 지역사람들이 무너뜨려 물이 남쪽 북쪽 모두 고루 퍼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운동권은 변질한다.'라는 말을 남기고 운동권을 탈퇴한 남자는 물질을 잘하는 베트남 여인과 미군이 뱀섬에서 훈련을 하며 바다에 떨어트린 미사일과 폭탄을 건져 생계를 유지한다. 형사사건 기자답게 에피소드들은 잔혹하다. 연기에 질식해 쓰러진 남자를 고압기에 넣어 놨더니 의식을 깬 남자가 담배불을 긋다 폭발해 뇌수가 흩어졌다는 둥...

하지만 그 많은 잔혹한 이야기들이, 서로 얽히고 설키는 이야기를 읽으며, 만족스럽지 않은 느낌을 받는다. 형사사건 기자로서 겪은 사건사고같은 이야기나 나열해 놓고 서로를 작대기 그어 놓으면 단가.

인간의 성격이 스토리를 만들어 진실을 드러내는 아리스토텔레스식의 플롯은 김훈에게서 기대하기 어렵다 싶다. 창조된 가상의 인물이 스스로 호흡하기 시작하며 파국을 향하기에는 그의 인물들은 작가가 계획해놓은 설계도위에 꼭둑각시처럼 움직이다, 만나기때문이다. 읽으면서 답답한 맘에 한숨을 꽤나 쉬었다. 인물들이 하나도 스스로 호흡하는 인물이 없기때문이다. 마치 작가가 끼워준 산소마스크로 연명하고 있는 것처럼... 게다가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성격에 비롯한 운명적 비극에서 강조한 카타르시스는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볼수 없다.

<남한산성>까지는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실제 역사와 실존일물에 근거하니 자료를 조사해서 유려한 문체로 녹여내놓기 쉬웠던 것이었나보다. 김훈은 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를 쓸 때 비로서 문체의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그리고 여자의 몸냄새, 생리냄새, 자궁 얘기는 작품마다 등장한다.<현의 노래>에서도 왕이나 귀족의 무덤에 식솔이나 하녀들을 부장품과 같이 묻었던 가야의 장례풍습을 묘사하며 여인 하나가 긴장해서 생리를 쏟았다고 하질 않나... 오히려 전쟁이나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시 여자들이 생리를 멈춘 사례가 많이 있음에도 말이다. 답답하다 답답해.... 우리나라 남자 작가들..모르면 가만히나 있을 것이지. .......돈을 믿지 사랑을 믿지 않는 다고 해서인지 여자를 모르는 티를 팍팍 내는 그의 협소함이 전작들에서부터 지금까지 맘에 들지 않는다. <밥벌이의 지겨움> 에서 이미 바람둥이 친구가 남녀관계는 '살의 부벼댐'이라고 정의 했다지 않나. 친구의 생각인지 그의 생각인지 모르나, <칼의 노래>에서 이순신 주변의 여인도 로맨스없는 살섞음이 있을뿐. 마치 레오나르드다빈치의 일기처럼. 감정없는 그날의 기록.이순신은 명장이지만 끊임없는 중상모략과 질투에 눈이 먼 선조에게 보일 요식행위로 적의 머리를 베어 소금에 절이는 황폐한 난투의 전장 속에서 그토록 감성적인 난중일기를 남겼건만... 그리고 반복되는 구태의연한 표현도 왜 그리 많은지, 인라인도, 자전거도 직립보행에서 해방되는 행위라고 산문집에서 줄기차게 예찬해놓고서 소설에서도 쓴다. 인간이 직립보행하는 것야 호모에렉투스 시절부터인데, 뭐가 그리 신기하다고 계속 그이야기인지 몰겠다. 어떤 표현은 너무나 새롭게 느껴져서 다시 보이기도 하지만 여기까지가 김훈의 한계인듯하다.

무엇보다, 울나라 최초 고조선 서정시인 '공무도하가'를 제목으로 빌어오고, 사기친 느낌이다. 고조선의 이름모를 여인네가 노래한 '공무도하가'만한 위로도 나에게 주지 못했으니까. 단지 밥벌이에 혈안이 되어있는 일상인일 뿐인데 토마스 만처럼 지적이면서 탐미적이고 헤르만헷세처럼 무한히 서정적인 아련한 옛이야기를 기대하다니, 내가 바보였지. 울 나라 작가들에게서 뭘바랬나. 이렇게 낯설고 덜익은 밥알을 씹는 것 같은 생경한 느낌의 소설이란 뭐지?? 난 이소설에서 완전히 소외되는 느낌이다. 소외가 소설의 주제라면 성공일 수도 있겠다. 아~ 찝찝해.

****

<공무도하가>출간에 즈음한 그의 사인회 광고... 그래 사랑아, 강을 건너지 마라~라는 공무도하가에 대한 그의 해석... 강건너 피안의 세계로 가는 것이 아니라 , 약육강식의 더러운 세상에서 함께 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나.

"나는 인간 삶의 먹이와 더러움,비열함, 희망을 쓸 것이다."

라는 작가의 말을 들어보면, 우리가 살아오면서 후회하고 있는 여러 일들로부터 소재를 가져왔다는 것일게다. 우리가 했던 후회로운 일들도 작가로부터는 애정어린 손길을 받는다~

아무리 진흙탕같은 아비규환의 세속에 속해도 연꽃이 깨끗함을 유지하고 은은한 향을 피우듯이 작가의 소명은 그런 것 아닌가...소명이 있다면 말이다. 희망이란게 고작...딸이 불도저로 깔려죽어 받은 보상금으로 빚을 갚고, 신장병을 가진 소방수가 불난 백화점에서 보석을 훔쳐, 베트남여자의 빚을 갚아주기위해 신장을 파는 전직 운동권남자의 신장을 이식받는 것인가... 그리고 기자는 이 모든 비밀을 살을 섞는 여인에게 고해성사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거 같은거구...

김훈도 많은 소설을 쓸 생각은 없다 했다. 한계를 아는게지.<자전거 여행> 같은 산문집이나 쓰는 것이 좋을 거 같다.

***

하지만 변두리 영화관에서 죽은 시인 기형도의 죽음에 관련해 김훈이 쓴 글 ...

"거기는 누런 해가 뜨고 하얀 달이 지더냐...죽어서 인간으로도 축생으로도 태어나지 마라. 그저 공으로 있거라."

했던 글은 너무나 아름답다. 저승에 있다는 빛이 없이 차가운 누런 해,

세상의 가장자리, 피안으로 가는 강가에 서보면 안다. 그 강가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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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이 책을 읽어야겠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과 영화를 접목시켰다고 해설에 써있는 책....내러티브에 관련해서는 제랄드 프랭스나 시모아 채트먼 ,영화서사에서는 보드웰까지 학자도 많고 전문서도 많지만..

어째, 아리스트텔레스의 <시학>따라가는 사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리스토텔레스를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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