逍遙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정호승-가르치는 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본문

독서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정호승-가르치는 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bakingbook 2009. 12. 30. 19:00

 

정호승의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를 읽고 쓴 노트

'사랑하는 일보다 사랑하지 않는 일이 더 어려워

삶 전문점 창가에 않아

눈 내리는 거리를 바라본다. < 산을 오르며>

보고 싶은 사람은 흐르는 물과 같이 내버려 두어도

언젠가는 만나야 할 곳에서 만나게 되는지< 흐르는 서울역>

누구에게나 하관의 시간은 짧다. <삽>

오늘도 너를 용서하기 위하여 /나를 먼저 용서해야하는 일은 괴로운 일이다.<망경사>

전생에 그와 나를 잇는 비단길 하나 있었던가/ 삶도 없이 죽음에 이를까봐 두려워라

언제나 비극이 오는 것을 알았지만/막을 수는 없었다.

나는 한낱 짐승일 뿐/짐승처럼 그대를 사랑했을 뿐<실크로드>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건 사랑일뿐/세상은 나를 필요로 할 때만 사랑했을뿐 <서귀포에서>

하느님도 인간에게 사랑을 바라다가 쓸쓸하시다/ 오늘의 마지막 열차가 소리없이 지나가는 들녘에 서서 사랑은 죽음보다 강한지 알 수 없어라/그대는 광한루 돌담길을 홀로 걷다가

많은 것을 잃었으나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나니 /....삶은 때때로 키스처럼 반짝거린다.<잎새에게>

이제는 사랑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새벽기도>

내가 아직도 쓸쓸히 노래 한소절로 태어나서/밤마다 아리랑을/ 부르며 별을 바라보는 것은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너를 사랑하기엔

내 인생이 너무나 짧기 때문이다.<까닭>

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너의 운명이 되엇으나<새우잠>

그대 처음과 같이 아름다울 줄을/그대 처음과 같이 영원할 줄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닌 것을/눈물도 지나치면 눈물이 아닌 것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끝끝내>

죽음이 없으면 삶이 없구나

사람은 살아있을 때 사랑해야하는구나

사랑이 희생인 줄 모르는 구나 <수의를 만드시는 어머니>

사랑을 위하여

사랑의 형식을 가르치지 마라

사랑은 이미 가르침이 아니다.

가르치는 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세족식을 위하여>

때로는 실패한 사랑도/ 아름다움을 남긴다.<늙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지며>

머물 때는 언제나 떠나도 좋고/ 떠날 때는 언제나 머물러도 좋다.

서로 포기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기차>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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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기장을 넘기다 1997년 일기장에 이 시가 적혀져있는 것을 보았다. 다시 읽어보니 정호승은 사랑을 사랑했구나 싶다.

거의 모든 시에 매번 '사랑'이란 어휘가 등장하니말이다.

그러나 지금 보면 의구심이 든다.

말이나 글만큼 그 진실성이 의심되는 것이 거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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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트 에코는 말줄임표는 아마추어의 글쓰기라고 했건만 딱히 할 말이 없으니, 난

영원한 아마츄어인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