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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박5일 홀로여행 5- 용두암 본문

한국여행/제주도

제주 4박5일 홀로여행 5- 용두암

bakingbook 2011. 2. 17. 11:01


화려한 야경의 용두암


바람불고 썰렁한 성산봉에서 느낀 여행의 우수로 인해 성산봉근처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다 성산봉의 일출을 보고 공항으로 오려던 계획은 급변경. 일몰이 보이지 않는 성산봉 근처에서 뭐하고 저녁을 보내나 생각하니 끔찍해졌다. 일단 5시 근방에 15분 단위로 오던 시외버스를 타기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제주시까지 1시간 20분여 시외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차가 없다는 용두암해수랜드까지 40여분쯤 용두암쪽으로 걸었다. 택시를 타고 가도 금방이라했지만 저녁 8시 벌써 찜질방 가서 자고 싶지는 않다. 도데체 시골은 밤에 자는거 외에 할게 없다. 제주시를 가로 질러가니 불빛도 밝고 사람들도 많아 걷기에 괜찮다. 우도에서 자전거 타느라 허벅지가 조금 땡긴다.나중엔 엄청 달리느라 근육이 많이 생겼을거 같다. 앞으로 자전거 연습을 많이 해서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함 해볼까 싶은 생각까지 했다. 용두암 찜질방까지 가는 길에 오름이며 향교로 빠지는 길목까지 나온다. 40여분쯤 가니 왼쪽으로 스파 오른쪽으로 용두암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왔다. 야간이지만 용두암쪽으로 가보았다. 의외로 야간 조명을 잘해놔서 근사했다.


용두암(龍 頭 巖 )

용두암은 화산용암이 바닷가에 이르러 식어 해식(海蝕)을 받아 형성된것으로 보이며 용이 승천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전설을 담고 있다. 제주시내 북쪽 끝 바닷가에 있는 용두암은 용이 고개를 치켜들고 솟아오르는 듯한 모습을 하고있는 높이 10m 가량의 바위인데 바다속의 몸체는 30m나 된다. 조명을 받은 검은 용두암은 파도가 부딪히며 내는 흰 포말에 꿈틀거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러가지 바위를 보았지만 이 바위는 강력하고 발랄한 기운을 가지고 있어서 한참이나 그 옆에 앉아 바위를 바라보았다. 용두암 별거 아니라고 하지만 느낌이 강력한 바위라 다음날 아침에도 다시 가서 보았다.


한라산 용이 산신 몰래 하늘로 오르기위해 이 용연을 거쳐 날아오르기 직전 산신이 쏜 화살에 맞아 떨어져 돌이 되었다는 전설처럼 이 꿈틀거리는 용의 승천의지가 느껴진다.
바위마다 느껴지는 것이 참 다르지만 멋진 바위들은 나름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다. 한마리 커다란 공룡이 숨어 있는 북한산의 숨은벽, 공룡의 울끈불끈한 바위들, 도봉산의 오봉, 용머리, 그리고 용두암. 용두암은 잘린 머리모양이라고도 한다.밤에 보면 울긋블긋 핏자욱이 튀어있는듯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루지 못한 꿈을 간직한채 북쪽 하늘을 보며 돌로 굳은 용한마리. 바위는 무수한 인격체의 집합인지도 모른다. 인간이 언젠가 흙이 되고 그 흙이 모여 돌이 되고 돌이 바위가 되고 바위가 산이 되고 이런 영겁의 세월속에서 나도 언젠가 저 바위의 일부분이었는지도 모르지.....

오른쪽은 화려한 불빛이다. 탑동 근처에 라마다 호텔건물은 바다 가까이에 건축된 모습이 마치 호화선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이라고 만들었다고 한다. 이마트도 있고 호텔이 즐비한 야경이 아름답다. 성산봉에서 보이지 않는 일몰을 기다리기보다 용두암에서 일몰을 볼 걸 그랬다 싶었다.


도두봉에서 보는 일몰 풍경은 정말 황홀 하기 그지 없다고 한다
고급호텔이 즐비한 중문이 밤이 되면 적막해지는 것과 달리 이곳은 밤에 더 활기 차다. 해안도로로는 아침이나 밤이나 조깅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무엇보다 동쪽보다 이쪽이 따뜻하다. 이번에는 동쪽에 눈도 많이 오고 날씨가 나빴다. 동해안쪽 폭설도 엄청났다는 소식.


9시쯤 왼쪽 해안도로를 따라 하얀포말이 부서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오늘 잠을 잘 곳인 찜질방을 향한다. 도중에 발견한 크라제버거 건물과 빅허브버거로 유명한 햄버거집 저기서 바다를 바라보며 햄버거를 먹는다면 근사하겠지 싶었으나 ㅜㅜ 나는 배낭의 먹거리들을 소진할 것이 남아있었다. 오늘은 이마트에서 산 닭튀김을 내일은 누룽지와 한라봉 요구르트를 다 먹어야한다.


용두암가다가 중간에 화이트 하우스라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제주 해안도로 레스토랑 중에서 규모 면에서나 맛에서나 최고라고 한다.위층에는 화덕에서 직접 구운 맛있는 피자가 유명하다고도 하고 언젠가 저기서 식사를 한번 해야지..섭지코지 레스토랑도 가봐야하고 바쁘다.

찜질방은 월드컵보다 좋았다. 각인각색이긴 하지만서두 팔천원에 이불도 무료고 침대가 있는 수면방에 찜질방과 수면실이 분리된 구조. 찜질방 통유리를 통해 보이는 바다풍경 해수로 만들어진 보드라운 물 등 모든 것이 맘에 들었다. 일욜이라 시끄럽지 않아서 그랬던듯 지난밤 잠을 자지 못해 거의 혼절해서 잠이 들고 깨어났다. 밖에 눈발이 날린다. 이번에는 4박 있는 동안 하루만 맑고 내내 눈이 왔다. 여기도 날이 따뜻해 쌓이지는 않았지만 용두암만 더 보고 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결국 공룡과 한라산에서 쌓인 피로를 이 찜질방에서 다 풀고 가려는듯 12시까지 있었다. ^^


용두암쪽에서 계속 내려가면 용이 노닐었다는 용연이 나온다. 이곳도 야간에 보기 좋은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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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암 근처에서 서울에서 먹을 한라봉과 귤을 사고 제주공항까지 걷기로 했으나 비행기 시간이 촉박하여 도중에 택시를 탔다. 2700원. 공항에 도착하니 1시 1시 15분에 탑승을 해야하는지라 면세점에서 아이스 와인 하나 겨우 사고 구경도 못하고 탑승구로 달렸다. ^^ 화장품은 저번에 샀으니 되었다. 그런데 오클리 고글 20% 던뎅..ㅋㅋ
다음번에는 제주도 스쿠터 여행. 글구 홍콩 여행 내가 못본 세계로 돌아다니고 싶다. 그전에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