逍遙
4박5일 나홀로 제주여행의 우수 1 본문
**제주도 4박5일계획표**
10일 목: 12시 50분, 공항리무진-여미지식물원-서귀포호텔
11일 금: 어리목(8:30)-윗세오름-돈네코-영실휴게소(1280)-윗세오름(1780)-부악(백록담) -남벽분기점-평궤대피소- 돈네코지구안내소 -윗세오름 -윗방해오름-알방오름-서귀포-서귀포시장- 용이식당(732-7892) *은성식당 (서귀포올레시장 5일장시장옆 784-5885)
12일 토: 서귀포월드컵경기장 -이마트-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동일주버스-성판악입구-관음사 -제주워터월드게스트하우스(15000원)
13일 일:서귀포월드컵경기장-시외버스터미널-동회선일주도로 -성산포역-성산항 (064-782-5671)-우도 자전거(5000원) *산굼부리 :시외버스터미널-표선방향 -김영갑갤러리-3코스끝(춘자멸치국수)
14일 월: 삼성혈해물탕(신제주도청) -용두암해수랜드 (064-7427000) OR 신라한증막(제주지방법원 064-723-5888)OR 소낭: 064-782-7676 동회선일주버스(월정행) *1코스:말미오름 or 17코스올레 -1시 30분 제주공항 -2시 7분 김포 도착
계획은 이러하였는데 과연 저대로 되었는지 ^^::
출발부터 계획은 어그러지기시작했다. 설악산행을 하자마자 떠나는 긴 일정의 여행이라 준비가 도통 되어 있을리가 없다.
숙소 예약도 일주일전에는 해야하는데 늦어져 콘도는 두배가 올라 언제나 우리를 반겨주는 서귀포호텔로 예약했다. 교통편이 좀 불편하다는 거외에는 참으로 편한 호~텔이다. 군인들이 해주는 식당도 싸고..갈치조림이 그립지 말이다. 다만 버스정류장을 기어이 알아내어 처음 소신대로 제주버스여행을 꼭 하리라.
그런데 처음엔 홀로 여행이 아니었는데 돌연 홀로가 되어버리고 마침 저번 제주여행에서 홀로 올레를 걷는 이들을 보며 부러운 맘을 가지던 참에 잘되었다 싶었다. 그...그런데 난 한라산을 가야한다...홀로 산행은 내가 지양하는 바다. 지향이 아니라. 그러나 공룡도 다녀왔고 한라산은 부드러운 여성적인 산아니던가. 할 수 있을거 같다. 다만 돈네코는 초행이라 걱정이다. 하지만 이내 이런 걱정은 어머니 생신이 박두하여 케잌을 손수 만들어내라 하시는 어마마마의 명을 받들어 잊혀지고 말았다.
오후에 비행기 떠나는데 난 오전에 열심히 어제 만들어둔 케잌시트에 속을 집어 넣고 딸기를 씻고 생크림을 만들어 데코레이션을 하기 시작했다. 근데 휘핑크림이라 빳빳하게 올라오지 않아 애먹는다. 에구.... 간신히 공항리무진 버스를 탄거 까지는 좋았는데 용인에서 출발하는 이 리무진은 분당에서 출발하던 그 버스보다 무려 30분이나 더 걸렸다. 결국 1시간 30분 난 비행기 시간 15분에서 이미 2분을 넘겨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다. 취소수수료 12000원에 다음 시간 비행기 잔액 합쳐 29000원을 내야했다. 세상에나 네상에나 엄청 비싼 케잌이구만 그래.게다가 2시간 반의 텀으로 난 공항옆 이마트에서 시장을 보고 점심도 그럭저럭 먹었다.
제주도 떠나기 전부터 초과비용이 발생. 무엇보다 그시간에 제주공항에 도착하면 난 숙소에 가서 잘 일뿐이 없겠다 싶어 눈물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3시 30분에 탑승 1시간만에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세상에나 네상에나 비가 내리고 있었다. 리무진에 타자마자 서귀포호텔에 전화해서 픽업을 부탁하고 여미지 식물원에 도착하니 군기가 빠릿한 군인이 우산을 갖고 마중나와있다. 날씨가 궂어져 내일 돈네코를 갈수 있을지 걱정하며
숙소에 도착하니 6층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객실을 배정해 주어 기분이 다소 풀렸다.
생각해보니 이곳은 버스정류장에서 20분 올라오는 것이 조금 그럴다 뿐이지 중문입구에 있어 동서남북으로 이동이 편리한 곳에 있다. 그 사실을 그러나 내가 숙소에 도착했던 순간에는 몰랐고 버스정류장까지 나가서 이리저리 가보고 난 후에 깨달은 사실었다. 그전에는 이곳에서 운영하는 교통을 이용해왔기때문에 주변 지리에 깜깜했던 것이다. 저번에 머물던 금호리조트보다도 더 한라산을 가기 쉽다는 사실을 모르다니 여기는 중문단지와 가까울 뿐아니라 월드컵경기장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시내버스(1000원) 한번만 타면 된다. 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은 우도를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성산항과 한라산 들머리로 삼는 성판악가는 버스가 수시로 있다.
게다가 중문 삼거리는 어리목 영실 제주시로 빠지는 버스가 있고 차가 다니지 않는다는 돈네코까지도 택시로 14000원정도의 거리다.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나의 특성상 이렇게 새롭게 안 사실들이 신기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던 제주도 여행이었다.
군전용 숙소인 서귀포 호텔은 그 특성상 한가하다. 올 8월이후에는 리모델링이 들어가 새롭게 변하나보다. 사실 꽤 괜찮은 곳인데..
여름에 콘도를 얻기 어려우면 여기에 머물러도 좋겠다. 중문도 가깝고, 한라산 가기도 쉽다. 그때는 해수욕을 위해서 차 렌트를 해야하겠지.긍데 중문보다는 함덕에서 해수욕을 하고 싶다. 아 그리운 함덕...
거실 창문으로 중문해수욕장이 보이고
언제나 반쯤 안개에 걸쳐있는 산방산도 보인다. 옆에는 산인지 오름인지 뭐지?
서귀포 호텔은 뒤쪽으로 꽤 괜찮은 산책로가 구비되어있다. 예전에 한바퀴 돌았으므로 패스.
오늘 제대로 먹은게 없다. 낼 돈네코 가려면 좋은 것을 먹어두어야한다. 1층으로 가서 8000원짜리 해물탕을 먹었다.
조개와 작은 전복 게 가재가 있는 국과 반찬 싹 비우고, 한라봉 생각도 나고 길탐방도 할겸 30분쯤 내려가는 편의점쪽으로 내려갔다. 가로등이 잘되어있어서 무섭지는 않지만 여기 사람들은 거의 차를 이용해서 걷는 이는 나 혼자뿐이다.
편의점에서 하나당 2000원짤 한라봉 3개를 사고 버스정류장을 물었다. 편의점 아주머니가 잘 가르쳐줘서 다음날 산행과 그다음날 일정까지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역시 탐색은 중요하다.
2인실이라 더블베드 엄청 넓어서 편하게는 잤는데 ㅜㅜ
첫날 침대가 편해서 잘잤다. 허걱 벌써 8시인기라. 돈네코 입산 제한 시간이 걸리기전 빨리 나가야한다. 정각에 떠나는 호텔셔틀도 못타고 8세 30분 버스정류장에서 중문삼거리 가는 버스를 탔다. 긍데 중문삼거리 버스가 결항이란다. 오늘 어리목쪽 눈이 많이 와서 통행금지..중년의 부부가 입산 금지 안된 돈네코로 직접 간다고 한다. 같이 택시타고 산행입구까지 가니 14000원 아저씨가 그냥 내시겠다는거 4000원드리고 입산 시작 10시에 탐방로 입구를 지났다. 날이 덥다. 남쪽인 돈네코는 입구는 눈이 없다. 자꾸 벗고 스패츠와 채인젠을 하는 과정으로 복잡. 여긴 맷돼지도 나타난다하는데 홀로 있는 순간 공포심이 든다. 본격적인 산행 3시간만에 만난 백록담 남벽은 웅장하고 멋지다. 이 백록담 남벽은 7코스 올레를 하는 동안 내내 볼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남벽분기선을 지나며 심상찮은 눈보라가 휘몰아치며 어리목까지 눈 속을 걸어가야했다. 화이트 아웃 현상을 실감한 순간이기도 하고 깃발 표지판 없으면 길을 찾기도 어려운 아찔한 순간도 있었던 여러모로 파란만장했던 돈네코산행. 도중에 혼자 산을 왔냐며 산행 잘하나보다는 소리도 들었고, 제주 현지 사람이라는 이상한 사람에 속아 막차를 놓치기도 하고 커플의 차를 얻어 타고 성산봉까지 가기도 했다.
성산봉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1시간 40분 오는 동안 만난 완도에서 금방 왔다는 노부부와 같이 용이식당에서 두루치기를 얻어먹기도 하고 신세도 많이 진 재미난 나홀로 제주여행. 사람은 케이스바이케이스 인거 같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하고, 제주도는 어떤 계절 어느 날씨에도 아름다운 곳이라는 느낌이다. 내가 제주도를 많이 사랑하게 된 거 같다.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 옆 용이식당은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돼지고기에 콩나물과 파절이 무나물을 잔뜩 넣어 먹고 나중엔 밥을 볶아 먹는다. 단돈 6000원. 술을 안파는게 단점이라고 동행한 아저씨는 툴툴 거리시며 가져오신 술을 내놓으신다. 인심도 좋아 상추도 듬뿍 콩나물도 더 가져가라하시고 밥볶을 때 참기름도 가져오신 식당아주머니. 사람들은 정말 가지각색이다. 홀로 여행한다고 이상한 눈초리로 보거나, 좀 꼬셔볼까하던 분들이나, 용두암근처에서 야간촬영을 하던 멋지게 생긴 남자나, 택시비를 터무니 없이 부르던 사람들이나 도움을 주셨던 분들이나 사람의 다양성을 느끼는 것도 여행의 묘미 중 하나가 아닐까. 미국일주도 하고 싶어^^;;
암래도 버스를 한번 더 타고 동네이름을 몰라 일출랜드쪽 이 편의점을 두리번 거리며 찾다 겨우 내렸다. 편의점에 들러 고맙다고 인사하고 낼 먹을 김밥과 돈네코를 갔다오느라 수고한 나를 위해 바나나 우유^^
일찍 일어난 아침 세상에나 눈이 마구 내리넹....이탈리아 치즈와 한라봉 토마토로 럭셔리한 샐러드 ㅋㅋ 그리고 스프. 오늘 산도 우도도 틀렸으니 느긋하게 기분 내본다.
전날 돈네코 산행에서 피곤했는지 단잠을 자고 6시쯤 일어났다. 이틀째 날... 창밖에는 눈이 오고 있다. 아침 일출을 보기 힘드려나보다. 요즘 제주도 말이다.어제도 성산봉까지 갔지만 일몰도 보지 못했다. 눈이 제법 많이 온다.우도행 배편을 알아보니 파도로 인해 결항이라는 안내방송.이런 우도는 틀렸다. 이러다 호텔안에서 하루왼종일 있게 되는거나아닌지 불안하고 혼자 있으려니 외롭다. 사람들 떠들석하고 부대끼는 곳이 그립다. 3박을 있을 예정이었으나 조금 일찍 체크아웃해야겠다.
홀로 여행중은 묘한 여행의 우수가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멜랑콜리해진다고나할까. 이런 감정은 우도에서 나와 성산봉에 있으면서도 느꼈는데 성산봉근처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다 성산봉의 일출을 보고 공항을 갈까 머뭇거리던 차. 이 여햏의 우수는 도시와 달리 밤에 너무나 적막해지는 것이 싫어 일몰을 보기 힘들겠다 포기하고 시외버스로 1시간 20분에 걸쳐 제주시에 가서 가까운 용두암쪽으로 야간 올레를 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용두암은 예상외로 야경이 무척 아름답고 사람들 부대끼는 곳이었다. ^^
눈이 쌓인 서귀포의 모습은 처음이다. 여기 사람들도 남쪽인 서귀포는 눈이 잘 안오고 쌓이지도 않는데 이런 추위 첨이라 적응이 안된다고 한다.
12시쯤 호텔을 나와서 버스정류장까지 셔틀을 타고 종합 운동장 가는 시내버스를 탔다. 마침 이마트와 옆에 있다. 이마트 보관함에 내 45리터가 가득찬 그레고리 배낭을 넣고 시장을 본다. 제주도 오면 하나씩 때로는 두개씩 까먹는 한라봉 3개 2000원짜리 (저번 농협에서는 하나당 1500원이었는뎅) 사서 작은 가방(작은 배낭을 깜빡하고 안가져왔다.) 에 넣고 이리저리 내맘내키는데로 걸어보기로 한다. 우선 월드컵 경기장 쪽으로 가서 구경을 하고 바닷가쪽으로 무조건 내려갔다. 바다가 보고 싶다 바다가 마침 날이 거짓말 처럼 맑아지고 햇빛이 쨍쨍 봄날이 되었다. 덥다. 제주도 특유의 지붕을 얹은 옛가옥들 사이를 지나가니 여기 개들은 순한듯 짓지도 않는다. 담장 마다 동백꽃과 귤 한라봉 나무들 아래로 내려갈 수록 새파란 바다가 가까워진다. 결국 오늘 일정은 7코스 올레가 되었다. 아무려면 어떠냐 나는 산도 좋지만 이 제주도의 옥빛 바다도 좋다. 현무암 바위길을 걸어가면 만나는 범섬과 새섬. 오늘은 다리로 연결되어있다는 새섬까지 가는 거야. 그렇게 작년에 강정포구에서 끝냈던 7코스의 나머지 올레가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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